B를 위해 A를 배반했던 사람이 B를 배반한다고 할 때 그 사람이 그렇게 함으로써 A와 화해했음을 반드시 일컫는 것은 아니다.
이혼한 이 여류화가의 삶은 배반당한 그녀 양친의 삶과 같지 않았다. 최초의 배반은 보상될 수가 없다. 그것은 일종의 연쇄반응을불러일으킨다. 이때 각 배반은 우리를 원조배반의 시발점으로부터점점 더 멀리 떨어지게 한다.- P114
사비나에게는 <진실에서 산다>는 것, 자기 스스로에게도, 다른사람에게도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관객 없이 산다는 것을 전제하고서야 가능하다. 어느 누가 우리들의 행위를 바라보는 순간부터 우리는 잘하건 못하건 간에 우리를 관찰하는 눈에 우리 자신을 맞춘다. 그러면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은 참되지 않게 된다. 관객을 갖는다는 것, 관객을 생각한다는 것은 거짓에 사는 것을 말한다. 사비나는 작가가 자신과 자신의 친구에 대한 모든 은밀성을배반하는 문학을 멸시한다. 자신의 은밀성을 상실한 사람은 모든것을 상실한 것이라고 사비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그것을 포기하는 사람은 괴물이다. 그 때문에 사비나는 자기의 사랑을 비밀로 해야 한다는 데 조금도 괴로워하지 않는다. 반대로 그녀는 그렇세 함으로써만 <진실에 살 수 있다. >- P139
「사랑은 힘을 포기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오」하고 프란츠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사비나에게 두 가지 사실이 확실해졌다: 첫째, 방금 프란츠가•말한 이 문장은 참되고 아름답다는 것, 둘째, 바로 이 문장은 그녀의 에로틱한 삶에서 프란츠를 격하시켰다는 것이 그것이다.- P138
인생의 드라마는 언제나 무게의 메타포로 표현 될 수 있다. 어떤 짐이 누구의 오깨 위에 떨어졌다고들 말한다. 사람은 그 짐을 지고 갈 수 있기도 하고 혹은 지고 갈 수 없기도 하다. 짐의 무게에 쓰러지고, 그것에 대항해서 싸우고, 지거나 이기거나 한다. 그런데 사비나에게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가? 아무 일도. 그녀는 한 남자를 떠났다. 그를 떠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그가 그녀를 박해했던가? 그가 보복을 했던가? 아니. 그녀의 드라마는 무거움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의 드라마다. 사비나의 어깨 위에 떨어진 것은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다.- P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