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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비기님의 서재

펄롱은 미시즈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얼 알았을지를 생각했다.
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 미시즈 윌슨이 아니었다면 어머니는 결국 그곳에 가고 말았을 것이다. 더 옛날이었다면, 펄롱이 구하고 있는 이가 자기 어머니였을 수도 있었다. 이걸 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면.
펄롱이 어떻게 되었을지, 어떻게 살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P120
 자기 집으로 가는길을 맨발인 아이를 데리고 구두 상자를 들고 걸어 올라가는 펄롱의 가슴속에서는 두려움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했으나, 그럼에도 펄롱은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들은 어떻게든 해나가리라 기대했고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P121
펄롱을 괴롭힌 것은 아이가석탄 광에 갇혀 있었다는 것도, 수녀원장의 태도도 아니었다. 펄롱이 거기에 있는 동안 그 아이가 받은 취급을 보고만 있었고 그애의 아기에 관해 묻지도 않았고 그 아이가부탁한 단 한 가지 일인데 수녀원장이 준 돈을 받았고 텅빈 식탁에 앉은 아이를 작은 카디건 아래에서 젖이 새서블라우스에 얼룩이 지는 채로 내버려두고 나와 위선자처럼 미사를 보러 갔다는 사실이었다.- P99
"이름을 이어갈 아들이 없다는 거요."
수녀원장이 심각하게 말했지만 펄롱은 그런 말을 오래전부터 늘 들어와서 익숙했다. 펄롱은 몸을 살짝 뻗으며 신발끝을 반들거리는 놋쇠 벽난로 펜더에 댔다.
"저는 제 어머니 이름을 물려받았는데요. 그래서 안 좋았던 건 전혀 없습니다."
"그랬나요?"
"딸이라고 섭섭할 이유가 있나요?" 펄롱은 말을 이었다.
"우리 어머니도 딸이었죠. 감히 말씀드리지만 원장님도, 또원장님 식구, 제 식구들도 전부 마찬가지고요."-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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