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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비기님의 서재
사랑. 그 자체
용감한 비기  2024/11/27 22:16
사랑. 그 자체

젊구나. 그는 손바닥으로 천천히 종이를 쓸며 탄식하듯 내뱉었다.
젊고 아름답구나.
나는......
그는 다시 여자 쪽을 보며 울먹이듯 중얼거렸다.
"나는, 나도......"
"사람을 죽이려고 태어나지 않았지."
말하면서, 그는 처참한 마음으로 깨달았다. 아들에게 그토록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그것이었다는 것을.- P186
나는 가엾은 사람이 아니라는 말,
위험하게 살았고 결국 그 위험을 피하지 못해 다리 하나를잃었지만 그것이 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그녀는 하고싶었다.- P35
아이를 어엿한 어른으로 키워낼 용기가 부족해서만은 아니었다. 자신의 의사나 의지와 상관없이 이 세상으로 건너와 하나의 삶을 일군다는 건 행복과는 무관할 때가 많고 성공의 순간은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오래된 생각이었다. 그의 부정적인 생각을 들은 민영은 이렇게 대답했다. 지유의 삶을 미리 재단하지 말라고, 지유는 살면서 사랑하고 웃고마냥 편안한 나날도 맞을 것이며 온몸을 전율하게 하는 다양한 감각의 순간도 경험하게 되리란 걸 기억하라고. - P16
나스차와 리디아, 당신들의 집으로 편히 오세요.- P191
 알마를 살린 장 베른의 악보와 권은을 방에서 나오게 한 카메라는 결국사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둘은 다른 사랑이지만 같은 사랑이기도 하다고, 한 사람에게 수렴되지 않고 마치 프리즘이나 영사기처럼 그 한 사람을 통과해 더 멀리 뻗어나가는 형질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덧붙이면서.- P224
셔터를 누르면 일제히 퍼져나와 피사체를 감싸주는 그 순간이. 그때의 온기가.....
여전히 나를 숨쉬게 해.
지금 네 딸의 속눈썹 아래나 헐겁게 쥔 주먹 안에도 빛이 숨겨져 있겠지.
언젠가 나를 찾아올 거야.
어딘가에서 셔터를 누르는 순간, 카메라 너머 누군가를 감싸주기 위해.
그 사람의 슬픔을 나눠 갖기 위해-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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