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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비기님의 서재
‘초급 한국어‘를 읽고 늘 사용하는 한국어에 대해 신선한 느낌이 아주 좋았다. 책방에서 이 책을 보고 알은척을 했다. 책방지기님이 초급한국어보다 더 좋다길래 망설임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문지혁 강사는 대학에서 글쓰기 강의를 한다. 우리가 쓰는 모든 글은 일종의 수정된 자서전이라고 한다. 우리는 읽기도 모두 자서전적으로 읽는다.
강의를 하면서 소개하는 책들과 문지혁 강사의 자서전적 이야기가 잔잔하게 스며든다. 여기서 소개한 모든 책들- 읽은 것은 적고 안 읽은 것이 대부분-을 읽어보고 싶다. 마지막 작품집에 쓴 글이 참 마음에 든다. 이제 버스를 탑시다. 글로 자신을 표현한다는 건 어렵고도 아름답다.

글쓰기도 이와 같아야 할지 모릅니다. 귀담아듣고, 오랫동안 바라보고, 새롭게 발견하는 것. 글쓰기란 그런 일이고 노력이고 태도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몰랐던 곳, 새로운 지점, 깊은 통찰에 이르게 됩니다. 바르트가 자신의 슬픔을 발견한 뒤, "가장 추상적인 장소의 가장 뜨거운 지점"에 자신의 슬픔이 놓여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죠.
따라서 우리의 일기는 일기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무엇에 관한‘ 일기여야만 해요. 초점이 맞춰진 일기, 시선이 담긴일기, 방향이 있는 일기를 써야 합니다. 애도에 관한 일기, 영화에 관한 일기, 책에 관한 일기, 용서할 수 없는 사람에 관한일기, 어찌할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일기, 끝내 이룰 수 없는꿈에 관한 일기....- P174
예술이란 시간을 담는 작업입니다. 여기서 시간은 두 종류지요. 예술가의 시간, 그리고 대상의 시간. 예술을 읽거나 보거나 듣는다는 것은 줄거리를 파악하거나 형식을 이해하는것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거기 담긴 시간을 해독하는일입니다. 요약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요약에는 시간이 제거되어 있으니까요. 그건 반칙이에요. 애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애도는 오직 느린 속도로만 가능하죠. ‘천천히‘ 보아야 해요. 망각이 제트기라면 애도는 도보 여행입니다. 빠르게 목적지에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길을 걷다가 차라리 주저앉아 버리는것입니다.- P192
각자의 삶에서 어떤 고통, 어떤 재난, 어떤 비극과 맞서 싸우고 있는 우리는 이 따뜻한 시나몬롤빵을 먹고 다시 삶으로돌아가 자신 앞에 놓인, 인생이라는 이름의 검은 덩어리를 먹습니다. 이 소설의 제목이 ‘검은 빵이 아닌 것은 어쩌면 그래서인지도 모르겠어요. 진짜 삶은 소설 ‘바깥에‘ 존재하기 마련이니까요. 카버가 보여 준 검은 덩어리는 결코 종이 위에 있지 않습니다. 내 검은 빵은 페이지 바깥에, 책을 덮고 난 다음에 비로소 존재하고 또 찾아올 거예요."- P223
여러분이 정답을 이야기해 주었으니, 저도 제 생각을 말해볼까요.
합평이란......
상대방의 영혼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시간입니다.-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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