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는 비 내리는 날이면 희우루를 떠올린다. 기쁠 회복에비 우,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려 기뻐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누각. 극심한 가뭄으로 온 백성이 고생하던 어느 해, 누각중건 공사를 마친 날 반가운 비가 내리자 정조는 이 누각의이름을 희우루라 짓고 그때의 마음을 글로 남겼다.
마음이란 자기만 알고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것이니 마음에만 새겨둔다면 자기 혼자만 그 기쁨을 즐기게 되고, 다른 사람과함께 기뻐하지 못하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큰 기쁨을 마음에 새겨둔 것만으로는 부족하여 사물에다 새겨두고, 사물에다 새겨둔것만으로는 부족하여 마침내 정자에다 이름 지었으니 기쁨을 새겨두는 뜻이 큰 것이다.
-《홍재전서- P168
여름이 이토록 더운 것은 우리에게 쉬어갈 명분을 만들어주려고 무리하지 않는 법과 휴식의 자세를 가르쳐주려고.
무엇보다 쉬면서도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쉴 때 느껴야 하는 건 죄책감이 아니라 평온함임을 알려주려고.
주말엔 가까운 계곡에 가야겠다. 읽을 책과 맥주 정도만챙겨가서, 계곡물에 수박처럼 잠겨 있다가 저물녘 차게 식은나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야지.- P184
숲길을 걷는 동안 나무와 열매를 유심히 살피는일. 도토리 모자만 보고도 정확하게 나무의 이름을 호명할수 있게 되는 일, 어떻게 그런 걸 알아? 묻는 말에 좋아하면알게 돼, 대답하는 일.
가을은 마른 낙엽 위로 툭툭 도토리가 떨어지는 계절. 내
- P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