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경제학책들을 살펴보니 경제 시사 용어를 설명해 놓거나 용돈을 벌고 쓰는 방법 또는 성공한 기업가나 전문가들이 돈을 번 방법 등 주로 돈을 쓰고 버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 책은 돈벌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부제에서 알 수 있다시피 18 명의 경제학자의 굵직한 사상에 관해 엮은 책이다 . 이름이 익숙한 사람들도 있고, 사상이 익숙한 사람들도 있다. 경제학자들의 상충하는 주장을 살펴보고 그들이 이 사회를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보았는지, 그리고 책을 읽은 우리가 이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해볼 수 있게 해준다. 단순명료하게 설명되어 읽기 쉽고 우리의 상황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어 이해도 빠르다. 경제학을 처음 접하는 청소년이나, 경제를 어렵게만 생각했던 성인들에게 추천한다 . 이 책이 경제에 대한 마중물로써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가 어려운 이유
‘코스피 급락 경제 위기 불황 ’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것만 미루어 짐작할 뿐 경제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뉴스를 읽어내기도 쉽지 않다 . 이 시대를 움직이는 근원적인 힘은 돈인데도 불구하고 경제에 무관심하게 사는 이유는 뭘까 . 그건 경제가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
‘경제학은 정답이 정해진 학문이 아니라, 각자의 이유와 논리에 따라 어떤 주장이든 선택될 수 있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경제가 어려운 이유는 예측 불가능한 학문이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흐름을 읽어내기도 쉽지 않고 모두가 만족하게 할 방법도 없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의 희생을 강요할 수도 없다. 책에 나온 다소 극단적인 이론을 펼친 경제학자가 있었다. 빠른 인구증가에 비해 쌀이 부족하던 70 년대 혼식을 강요하던 시대 토머스 맬서스는 “인구가 늘어나는 한 굶어 죽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굶어 죽지 않는다면 병으로 죽는다 . 병이 아니면 전쟁으로 죽는다. 이렇게 죽어야 식량과 인간의 숫자가 맞아떨어진다.” 토머스 맬서스의 음울한 독설은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은 모두 죽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식량난도 해결되고 전염병으로 상류층을 위협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의 이론대로 가난한 자들이 죽고 나면 모두가 행복할까? 현재 그의 이론은 많은 오점을 드러냈다. 사람들은 이미 인류는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가난은 존재하지만 , 식량난과 전염병을 해결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다른 시선으로 가난과 노동자를 바라본 경제학자가 있다 . 경제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마르크스가 경제학자라는 건 알고 있다 . 책의 제목으로 쓴 이유도 그러한 이유에서 일 거라 추측된다 . 이 책은 경제의 대표적인 인물에게 묻는다 . “마르크스씨 , 경제 좀 아세요 ?”라고 당돌하게 질문을 한다 . 그러면서 궁금하다 . 정말 마르크스는 경제를 알았을까 ? 송파구 세 모녀 사건을 예로 든 마르크스의 이론은 “물질은 풍요로워졌는데 왜 노동자들의 삶은 더 피폐해지는가 ?”에 대한 대답을 자본가의 노동 착취를 대답으로 내놓았다. 그의 이론은 혁명에 성공해 현실화 되었지만 노동에 주목하는 마르크스의 이론은 실패했다고 한다. 원래 뜻과 달리 왜곡된 모습으로 실패로 돌아갔지만 , 과연 모두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 이후 노동자들의 위상을 높여주고 삶을 찾기 위한 싸움은 아직 진행 중인데 말이다. 상반되는 이론을 펼친 두 학자 모두 이론은 성공했을지 몰라도 현실에서 이론만큼의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 경제에서 이론과 실제의 거리도 예측할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 중심의 좀 더 나은 방향의 이론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
우리는 경제를 왜 배워야 할까
이 책에 나온 경제학자들의 이론은 제각각이면서 시대에 흐름에 따라 자꾸만 변했다. 경제 학자들의 공통점은 그들의 이론이 모두 완벽하지 않은 점이다. 시시각각 변하고 살아있는 학문이기 때문에 정답이 없다. 정답이 없음에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 .
제임스 뷰캐넌의 한마디 “나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투쟁하는 위대한 하층민이다.” 이 주장은 2017년 촛불시위와 맞물린다. 뷰캐넌의 주장대로 주인의식을 갖고 시민들의 참여로 정치인과 정부를 견제해야만 그들을 간파해야만 정치인의 속임수에서 벗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경제신념은 삶의 가치관과 태도가 큰 영향을 준다.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가는 곳과 터전에도 관심을 두고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경제를 배우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적어도 뷰캐넌의 말처럼 누군가의 속임수를 알아채는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18 명 중 내가 관심이 간 경제학자
경제학은 국민의 삶과 직접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학문이다. 살아 있기에 예측 불가능 예외적 상황도 많다. 여러 학자 중에 유독 관심이 가는 학자가 있다면 조금 더 살펴보자. 나는 아무래도 인간중심의 경제학으로 199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에게 관심이 간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아마르티아 센의 이론서를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은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돈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이전에 인간과 생명이 근본이 되어야 한다 . “많은 사람들 굶주리는 이유는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식량을 제대로 나눠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비효과처럼 지구는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음식을 배불리 먹고, 물이며 자원을 풍부하게 쓸 수 있는 이유는 지구 반대편에서 누군가가 굶주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한쪽으로 치우친 풍요를 나눠야 한다. 경제학을 배우는 이유는 함께 살아가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 아닐까? 이 책은 분명 읽기 쉽고, 정리도 명료하게 되어 있다 . 하지만 그 내용이 주는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다. 그렇기에 나는 경제가 더 어려워졌고 다시 한 번 그 중요성을 깨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