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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서재
  • 나만 아는 단어
  • 김화진 외
  • 15,030원 (10%830)
  • 2026-01-26
  • : 7,370
10명의 소설가, 시인, 번역가들이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다섯 개의 단어들을 꺼내어 쓴 책. 라인업을 보고 너무 궁금해서 서평단에 신청했는데, 운 좋게 당첨되어서 빠르게 읽어볼 수 있었다. 누구보다 언어와 밀접한 곳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의미 있는 단어들이 무엇일지 궁금해하며 후루룩 읽었다.

’대화‘, ’포옹‘, ’산책‘, ’함께‘ 처럼 단어만 보았을 때도 느낌이 오는 챕터도 있지만, ‘쿠머스펙‘, ’펜티멘토‘처럼 이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싶은 챕터도 있다. (저자들이 만들어낸 단어도 있으니 그럴 수밖에!😖)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김화진 작가님의 ‘변심’에 대한 부분이었다.

🔖P.17 내가 기억하는 나의 많은 순간 역시 변심의 순간이다. 내내 이렇게 믿어왔다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하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내가 달라지는 순간만이 놀랍고 기쁘다. 그런 가능성을 지녔다는 사실이 나로 하여금 나를 조금 긍정할 수 있게 만든다. 어떤 유형의 소설만이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소설이라고 믿고 있던 몇 년을 지나 정반대의 방식으로 쓰인 소설을 마음에 들어 했을 때, 어떤 성격의 사람과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을 거라고 믿어오다가 한순간 그런 사람과 훌쩍 친구가 되었다는 걸 실감했을 때, 이렇게만 대답하고 반응하며 살아갈 거라고 생각했다가 뜬금없이 정반대의 말을 하거나 선택을 하는 나를 발견할 때 나는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할 거라는 예감을 하곤 한다.

➡️마음이 변한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고 줄곧 생각했다. 왜 마음이란 건 영원하지 않을까 슬퍼했던 날들이 있었기에. 그런데 김화진 작가님의 글을 읽고 나서는 마음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아 맞다. 좋아했던 게 싫어지는 것 말고도, 싫어했거나 관심 없었던 게 좋아지는 것도 변심이지. 그런 변심이라면 환영이다.

김복희 시인이 ‘문학’에 대해 말하며 ‘뿌리’에 대해 언급한 구절이 좋았다.

🔖P.167 하지만 뿌리라는 게 원래 그런 게 아닌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지평에서 최대한으로 내게 좋은 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살아 있기 위해 악착같이 헤매는 양식이 뿌리 아닌가. 살아 있음 자체가 뿌리의 증명이 아닌가. 실제로 그것이 내게 좋았던 것인지 아닌지, 앞으로도 좋을지 아닐지 알 수 없지만, 결국 지금의 형태와 결을 갖추도록 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서. 나중에 형태와 결을 갖추기 위한 지난한 연장의 끝에 있는 것으로서.

➡️나 또한 문학을 뿌리 삼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공감이 갔다. 내가 속해 있던 이야기들은, 내 마음속에 남은 문장들은 내 안에 도사리며 나를 이룬다고 믿는다. 더 부지런히 좋은 이야기와 문장을 찾아야 할 이유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을 때는 그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조금 생소한 작가의 글을 읽을 때는 그에 대해 조금 더 궁금해져서 좋았다. 🫶

✔️다른 이들에게 의미 있는 단어들이 궁금한 사람, 타인의 경험에 빗대어 자신에게 중요한 것들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은 사람, 술술 잘 읽히는 에세이가 읽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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