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nysena 님의 글이 너무 좋아서, 퍼온 글입니다. ^^ )
이 책은 단순히 동시가 아니다. 동시라는 이름의 현대판 '논어'다. 이 책에는 가족간의 사랑,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자세, 인생을 더 아름답게 사는 방법, 이 사회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 인생의 모든 것이 시가 될 수 있다는 교훈까지 담겨있다.
또한 이 책은 마법같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쓰여진 동시인지라 아이들이 읽기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대입제도에 시달리는 학생들, 비리와 싸움만을 일삼는 정치인들, 자연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개발할 궁리만 하는 대기업들, 시험으로 아이들의 행복을 털어가는 교육자들 등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다. 즉,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또 사회적 지위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까지 담겨있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사회상까지 제시해준다. 옛 조선시대의 왕들이 공자와 맹자와 같은 철학자들이 쓴 책에서 삶의 지혜와 바람직한 통치 방법을 익혔다면 현대사회의 정치인들은 이 책을 통해 정치인으로써의 바람직한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육자들은 바람직한 교육이 무엇인지를 깨달음으로써 우리 아이들이 이 시대의 그저그런 어른들처럼 자라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동시를 읽고 실컷 웃어보긴 했어도 이렇게 눈물을 흘려보긴 처음이다. 생각해보니 놀랍기도 하다. 400쪽에 가까운 소설이 겨우내 주는 감동을 이 짧은 시 몇줄을 통해서도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 나는 항상 궁금했었다. 국어,수학,역사,과학,영어...모든 과목에 참고서가 있는데 왜 이보다 훨씬 중요한 인생에는 참고서가 없는지. 하지만 이제는 그 궁금증이 사라졌다. 이 책이 내 인생의 참고서다. 예쁘고 심플한 디자인에 얇은 두께지만 이 책 속에 들은 삶의 지혜는 '논어' 못지 않다.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 것, 이 모든 순간들에 감사할 것, 시련을 만나도 끝내 웃을 것, 외로운 이들에게 따뜻한 냉이국 같은 사람이 되어줄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것, 세상은 어린아이 처럼 순수하게 바라볼 것, 나를 힘들게 하는 과거를 불러내지 말 것, 법은 밥처럼 든든하고 꽃처럼 아름다워야 할 것 등등... 그 누구도, 어디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내가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 인생의 지혜들을 나는 이 책에서 배웠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고 또 아끼는 분들에게는 꼭 선물해주고 싶은, 혼자 읽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이다. 우리나라, 아니 전세계 사람들 모두가 읽어서 이 세상이 더 아름다워 졌으면 좋겠다.
내게 가장 인상 깊고 감동적이었던 시는 '실패' 였다. 실패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사회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마음껏 도전하고 또 실패하게 함으로써 더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해나간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이 되었다.
실패
아가야
접시를 깨렴
우유를 흘리렴
새로 산 축구공을 잃어버리렴
옷을 뒤집어 입고 학교에 가렴
여름밤, 산 속에서 길을 잃으렴
개구리에게 나는 연습을 시키렴
검은색 웨딩드레스를 만들어 보렴
외양간이 무너져
소를 잃었거든
그 외양간에 누워 별을 보렴
시를 쓴 사람이
시인이 아니고
별을 본 사람이
시인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