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자
anne1978 2025/12/2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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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달자
- 유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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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소 겪은 일을 나의 언어로 치환해 전달한다는 것에 한계를 느끼곤 한다. 머리로는 알 것 같은데, 내 몸이 기억하는데, 나는 그것을 활자로, 언어로 왜 표현할 수 없는 것일까. 늘 이것이 의문이었고, 그 의문 속에 갇혀 있을 때면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 언어보다 경험이 항상 먼저 오기 때문에 나는 언어와 경험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든 좁혀보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몸소 겪은 일을 나의 언어로 치환해 전달한다는 것에 한계를 느끼곤 한다.
‘아무리 조심스럽고 정성스럽게 말을 한다 해도, 우리가 가진 언어가 이 모든 것을 다 담아내진 못해요.’p52
나는 언어의 한계를 느끼면서 그 사실 자체를 쉽게 인정하긴 힘들었다. 이 한 문장을 맞딱뜨린 순간, 내가 어떤 실수를 하고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언어의 한계로 인해 생겨난 언어의 틈새 덕분에 우리는 자신의 경험을 꺼내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 자연스럽게 창조적 공간이 열린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전율이 온몸을 감도는 듯했다. 이 책은 나를 전달력을 위한 기법에 서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내 삶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이 책 한 권에는 저자의 언어유희가 빛나고 있었다. 뭐랄까. 언어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며 즐기는 듯하 느낌마저 들게 했다. 그만큼 삶을 통과한 언어가 많아서일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해본다.
나는 어떤 전달자인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내가 살아낸 만큼 나의 언어로 말하고 있는가?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말들, 침묵에 가까운 말들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 이런저런 생각들로 멍하니 책표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책 한 권을 읽고도 쉽게 정의 내리지 못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저자는 자신을 지식 생태학자이자, 지식 전달자라고 말하고 있다. 책을 읽어보니 저의 삶은 하나의 창조적 지식이 되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이제 나로 돌아와 생각을 곱씹어 본다. 나의 삶은 간호사로서 누군가를 돌보며 살아왔으며,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필사로 다져진 언어를 지니고 있으며 작가로서의 삶에 도입한 상태이다. 지금의 내 삶은 거짓이 없는 현재진행형인 삶이며, 지금의 나를 설명할 수는 있지 않을까.
나는 경험 전달자다. 내가 몸으로 익힌 삶만큼 말할 수 있고 쓸 수 있다. 글로 쓴 내 삶의 언어는 지문과 같다. 나만이 내 삶의 시간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 삶의 체온만큼 내 언어의 온도도 높여가고 있다. 고로 나는 삶의 체온을 말하는 경험전달자이다.
이 책은 ‘당신은 어떤 언어를 지닌 사람인가?’를 묻는 듯했다. 경험을 전달할 수 없다면 진정한 어른이 아니라고 말하는 듯했다. 읽는 동안 내 안에 일어난 마음의 진동은 앞으로의 나는 어떤 어떤 전달자의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끊임없이 묻고 있었다.
‘자기 이름대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칭찬이 바로 그 사람 자체가 브랜드라는 말이다.’p159
나는 내 이름 값하며 누구도 나를 흉내 낼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는가? 나에게도 분명 남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구간이 반드시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이 고민은 한동안 계속 될 것같다. 내 이름 뒤에 쌓여 있는 삶의 무게를 깃털처럼 가볍게 덜어낼 수 있는 나만의 휴먼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싶다.
블랙피쉬 출판사에서 @blackfish_book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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