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살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anne1978 2025/12/1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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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로 살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 최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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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극이란 ‘반대의 극’ 즉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의 성질을 말한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희망의 끝엔 절망이 있다. 인생은 두 극단의 끊임없는 충돌과 화해로 만들어지는 서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융 심리학의 핵심 메시지 ‘대극의 원리’를 바탕으로 중년 이후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차분하지만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대극으로 인한 고통에 주저앉기보다 대극의 융합과 조화를 통해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라는 메시지를 준다.
마흔 이후의 삶은 심리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이전과 다른 변화를 맞이하는 시기이다. 어쩌면 제 2의 삶의 전환점이자, 지금까지 살아온 값을 정산하고, 남은 생의 기댓값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삶의 중요한 과제를 두 극단의 균형을 찾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으며 중년의 혼란은 위기가 아니라 또 다른 성장을 위한 긍정신호로 받아들이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이 끊임없이 시험대에 오른다. 그때마다 무너지는 자아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데 이 책을 통해 그 과정 또한 당연한 일임을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보이는 나와 살아간다고 착각하지만 동시에 드러나지 않은 그림자로서의 나와의 동행임을 알아채지 못한다. 중년의 자기다움은 그 그림자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두 극단이 충돌했을 때 삶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고 가는 큰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저자는 평생에 걸쳐 자기를 발견하고, 그 모든 것의 통합으로 ‘자기실현’이라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년에 접어들며 나는 ‘내가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은 순간을 자주 발견하곤한다. 여리고 겁도 많아 뭔가를 새롭게 도전하는데 늘 뒤걸음치던 나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남편보다 더 과감해져 있는 나를 발견하곤한다. 중년이 되면서 내면의 대극도 서로 자리바꿈을 하고 있었나 보다.
‘중년에 이르렀을 때 자기 안에 있는 무의식적 인격의 대극을 수용하고 삶 속에 통합하는 사람은 행복한 중년을 보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부드럽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중년 남성을 보기도 하고, 추진력과 강한 에너지로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중년 여성을 만나기도 한다.’ p75
나는 오랫동안 사회적 가면에 익숙해져 살아가던 사람이었다. ‘간호사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무조건 친절해야 한다.’ ‘엄마는 아이 앞에서 강해야 하고, 밝아야 하며, 희생은 당연한 것이다.’라며 힘들어도 괜찮은 척,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려 애쓰느라 정작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는지, 지금 살아가는 나는 ‘진짜 나’가 맞는지 조차 스스로 확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안전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니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것을 하고 있을 때 가장 나다운지 찾아갈 수 있었다.
‘중년은 사회 초년생과는 달리 성과를 이룰 수 있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명석한 두뇌와 성실함 그리고 운이 더해져 성공을 거머쥐게 되면 이야기는 단순히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p97
맞다. 중년에 이르면 직급도 올라가 있고 책임도 커져 있다. 나 역시 한 부서의 장이 되면서 그 동안의 고생을 다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이 책에서 말한 ‘자아팽창’의 시기를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운 좋게 얻은 자리도 영원하지 않았다. 평간호사가 아니니 누군가의 시기와 질투는 피할 수 없었고, 부서가 사라지니 그 직책도 한낱 신기루에 불과했다. 인생에서 가장 쓴맛을 본 시기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고, 나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페르소나를 발견했다. 엄마이자 간호사였던 내가 대극의 연금술로 작가의 삶을 살게 되었다.
이 책은 중년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삶의 파동을 융의 대극의 원리를 적용해 이해하기 쉽고 깊이 있게 풀어내고 있다. 희망은 여전히 가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살면서 겪게 되는 일에 ‘영원’이란 없다는 것을 ‘대극’이란 개념의 이해를 통해 삶을 재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성공과 실패는 한 끗 차이다. 극단적인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균형을 이루는 중심에 서야겠다. 많은 이들이 책을 통해 중년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삶에서 일어나는 두 극단의 공존을 인정하고, 균형을 이루려는 노력을 통해 자기발전과 자아실현의 기회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래 보며 이 책의 서평을 마친다.
요조앤 @yozo_anne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청림출판사 @chungrimbook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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