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마음공부
anne1978 2025/11/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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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도덕경>이 이토록 나를 끄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는 왜 <도덕경>을 읽으려 하는가. <도덕경>은 2500년 전에 쓰여져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5000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대를 넘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더 많이 가져야 할 것 같고, 누구보다 더 빨리 앞서가야만 덜 불안할 것 같고, 더 잘해야만 한다는 무언의 압박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도덕경>이 전하는 메시지는 하나의 ‘삶의 숨구멍’과 같다. 인간의 본질적인 갈증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통해 우리가 안달하는 것들로부터 잠시 자유를 준다.
저자 역시 노자의 짧은 말들 속에서 읽고 멈추기를 반복하며 자기만의 삶의 통찰과 철학으로 이 책을 엮어나갔다. 얼마나 오랜 기간을 깊이 고뇌하고 그 순간에 머물러 있었는지 글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는 듯했다. 한 문장 한 문장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남달랐다고 해야 하나. 노자의 말과 저자의 글이 만나는 그 어떤 지점에서 나는 멈춰 설 때마다 큰 위로를 받았다.
이 책은 ‘굳이 그렇게 애쓰며 살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함을 줘서 좋았다.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글들이 눈에 머물 때마다 ‘나는 제대로 내 삶을 살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노자의 말을 진지하게 풀어가는 저자의 글에서 한 번쯤은 ‘깊이 생각’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받았다. 복잡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줏대 없이 휩쓸려 가기보다 노자의 말들을 곱씹어 생각해 보는 시간을 통해 자기만의 삶의 통찰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느껴지는 듯했다. 가장 깊이 고민하고 방황했던 날들의 저자였던 만큼 울림도 크게 오는 듯하다.
‘어짊과 의로움조차도 무위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 그대로가 아니라 배워서 익힌 지혜다. 노자는 무위로 돌아가라고 권유한다. “사사로움을 누르고,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욕심을 적게 하라.” ‘소(素)’는 물들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것이다. ‘박(樸)’은 다듬지 않은 통나무를 가리킨다. 통나무는 표면으로는 깎거나 다듬지 않은 자연 그 자체이고, 속뜻은 소박함이다. 무위는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있음 속에서 구현되는 것이다. 우리 안의 욕심이란 늘 자연의 그러함을 초과하는 일이다.’ p55
위 글은 나에게 ‘타고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들여다 보는 글이었다. 본연의 나로 돌아가서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본래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되묻게 하는 이 글이 한동안 먹먹하게 머물게 했다.
우리는 어쩌면 도가 사라진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도덕을 지키기 위한 수많은 법규와 규칙, 규범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무위’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닐까. 노자가 살던 시대는 도가 있었을까. 그리하여 도덕이라는 말 그 자체도 필요 없었던 시절이 과연 존재하기는 했을까. 어떤 통제도 없는, 그 자체로 완벽한, 조화로운 세상이 존재하기나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불가능할 것만 같다. 그러나 자연으로 돌아가 보면 답이 보이는 듯하다.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그 자체로 모든 것이 완벽하다. 그들만의 질서 속에서 세상을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본연의 나로 돌아가면 우리 안의 선을 만나게 된다. 순수하고 티 없이 맑고 깨끗한 내 안의 질서를 우리는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 모처럼 <노자의 마음공부>를 통해 잠시나마 마음과 정신을 수양할 수 있었다.
노자는 ‘물’을 ‘도’에 비유하였다. 우리는 물의 흐름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의 평온함을 느낀다.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 물은 계절에 따라 드는 빛이 다르고, 그 흐름을 거슬러 오르려 하지도 않는다. 오직 아래로만 흐른다. 가장 연약해 보이는 것 속에 강함이 숨어 있다. 물을 바라보는 이 마음이 평온한 것은, 그 흐름 지체에 집중하며 내 안의 억지와 욕심을 덜어내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애쓰지 않고 흐르는 물은 유연하고 멈춤이 없지만 동시에 거칠고 단단했다. 나는 그런 흐름 속에서 내 삶과 나 자신을 투영해 보게 된다. 노자의 <도덕경>은 이런 나로 돌아가게 한다. 저자 역시 이런 시간을 자주 가져 보는 듯하다. 삶에서 묻어나는 노자의 철학이 고스란히 글 속에 스며 있다. 무위의 글쓰기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한다. <노자의 마음공부> 책 속에는 우리 안의 모든 계절이 저자의 생각과 만나 물 흐르듯이 멈춤이 없었다. 함께 읽는 사람인 나 역시 어떤 거슬림도 없이 이 책이 이끄는 대로 자연스레 따라갈 뿐이었다.
노자의 철학을 어렵지 않게 삶과 맞대어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으며, 이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삶의 시름으로부터 잠시 벗어날 수 있어서 편안했다. 마음이 쉴 새 없이 분주하거나, 노자의 <도덕경>이 어렵게 느껴졌던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물 흐르듯 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기보다 노자의 말을 음미하며 삶의 여유를 가져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구구의 서재 @book.gu_book.gu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윌마 @wilma.pub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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