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anne1978님의 서재
  • 당신에게 라틴어 문장 하나쯤 있으면 좋겠습니다
  • 라티나 씨.야마자키 마리
  • 16,020원 (10%890)
  • 2025-10-29
  • : 2,555
#라티나씨 #야마자키마리 #박수남옮김 #당신에게라틴어문장하나쯤있으면좋겠습니다 #윌마출판사 #도서협찬 #서평 #서평이벤트 #글쓰기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라틴어 #라틴어문장수업

알게 모르게 사용했던 일상 속 좋은 문장이 알고 보니 2000년 전에 쓰인 라틴어였다는 사실에 놀라우면서도 경이롭기까지 하다. 생각을 곱씹을수록 시간이 흐르면서 언어의 형태는 바뀌었을지 몰라도 그 뿌리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통감할 수 있었다.

책 속의 격언들은 전쟁과 권력, 신앙과 철학 그리고 생존의 긴장 속에서 탄생한 문장들이다. 그래서일까. 인간의 본질을 꿰뚫고 시대의 혼란을 엿볼 힘이 그 짧은 문장 속에 응축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던 만큼 그 시대의 언어도 힘을 잃을 법도 하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나에게 문장 하나가 따뜻한 위로가 되는 것을 보면 격동의 시대 중심에 있었던 당시의 사람들에게 오죽할까 싶다. 절망을 견디게 하고 불확실 속에서 자라는 불안을 잠재우는 진정제 역할을 했을 것이 분명하다.

혼란 속에서 태어난 보석 같은 말들이 시대를 초월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다니, 역시 언어가 가진 힘은 대단하다 싶다. 오래된 격언을 통해 그 시대를 살아갔던 이들의 감정을 느껴보고, 그 시대적 배경을 어림으로라도 읽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그들이 남긴 굵고 날카로운 짧은 문장 덕분이다.

이 책에는 마음에 와닿는 격언과 글이 많았다. 야마자키와 라티나 이 두 사람이 격언 하나를 두고 역사적 배경과 함께 서로의 삶의 경험을 맞대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물 흐르듯 이어가는 깊이 있고 진솔한 대화 속에 빠져 있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잊게 된다. 라틴어 격언도 참 좋았지만, 이들의 대화 속 자기 생각을 옮긴 문장 하나하나가 알알이 심장을 파고들어 한동안 먹먹했다.

이 책은 서평을 위해 읽었지만, 결국은 다시 읽고 싶고 두고두고 펼쳐보며 인생의 나침반으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이 책 속의 많은 라틴어 문장 중에서 책을 덮은 후에도 여운이 남는 문장은 ‘황금 중용(aurea mediocritas)’이다.

‘황금 중용’을 사랑하는 자는 누구든지 쓰러질 듯한 초라한 집도, 호화로운 대저택도 피함으로써 안정 속에서 타인의 시기 없이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다. P36

100세를 기준으로 보면 절반도 아직 못 왔지만,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보니 화려하고 그럴싸한 것들에 마음이 덜 간다. 부도 좋지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삶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알만한 나이가 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건강이 최고의 재산이라는 것을 깨닫고, 남은 삶을 혼자 독식하려 하기보다 ‘함께’ 나누며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너무 끝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자신의 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누리는 모든 것의 한가운데서도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꿈꾼다. 로마의 몰락은 이 ‘황금 중용’을 잃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개인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역사의 거대한 흐름이나 한 인간의 삶이나 너무 지나치면 결국 ‘파멸’에 이른다.

이 책을 통해 인생의 무게를 견뎌낸 이들의 온도 높은 문장을 만나 보시길 바란다.

북피티 @book_withppt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윌마출판사 @wilma.pub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