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목소리 - 베네딕토 16세 동시대 문화 속에 빛이 되다
베네딕토 16세 교황 지음, 이창욱 옮김
가톨릭출판사, 2023년
이 책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연설과 강론 등을 선별해 묶어놓은 것이다.
지은이라고 쓰여 있긴 하지만 지은이보단 말한이 정도가 적절하지 싶다.
본문 또한 문어체라기보단 구어체, '-입니다' -'습니다' 투의 하십시오체이다.
덕분에 전반적으로 술술 잘 읽힌다.
역대 대부분의 교황과는 다르게 건강 문제로 생전 사임하셨던 베네딕토 16세.
얼마 전 선종하신 베네딕토 16세의 목소리를 우리는 이 책에서 들을 수 있다.
눈이 편한 녹색의 표지이다.
먼저 맨 앞에는 가톨릭대 교수 방종우 신부가 베네딕토 16세에 대한 일종의 짧은 평전을 써 놓았다.
'~하였다' '~하고 있다' '~한 것이다' 투의 전형적인 문어체다.
이어서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의 서문이 실려 있다.
책의 본문은 네 장으로 구성된다.
첫번째 장에서는 교황이라는 직에 대해,
두번째 장에서는 로마 가톨릭 교회에 대해,
세번째 장에서는 종교로서 그리스도교와 신학에 대해,
네번째 장에서는 이 세상, 사회에 대해 베네딕토 16세께서 생전 하신 말씀을 실어 놓았다.
책 중간중간에 사진과 함께 본문 문장이 강조돼 실려 있다.
베네딕토 16세가 워낙에 언변이 탁월한 분이시기도 하고, 번역도 괜찮아서 잘 읽힌다.
그렇다고 깊이가 얕지는 않은데, 3장에서 신학적인 주제를 다룬 부분은 약간 어렵기도 하다.
이해가 어려우면 넘겨 가면서 읽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점점 더 세속화되는 우리 사회를 생각해 본다.
물질에 밀려 정신적인 가치는 온데간데 없고,
그 물질마저도 이젠 전부 돈으로 환원하려는 것이 당연시되는 세태 속에서
베네딕토 16세가 전하는 말씀은 우리에게 막대와 지팡이가 된다.
p. 60.
그래서 저는 오랜 삶의 경험에 근거하여 큰 확신을 가지고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리스도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분께서는 아무것도 빼앗아가지 않으시고, 오히려 모든 것을 주십니다.
그분께 자기 자신을 맡겨 드리는 이는 백배의 상을 받습니다.
그리스도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문을 여십시오.
그러면 참된 생명을 발견할 것입니다.
p. 197.
제가 비록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가
저에게 위안을 줍니다.
(시편 2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