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는 예쁜 오렌지색으로 두껍게 되어 있다.
이 책의 한국어 제목은 간단하게 '예수'라고 되어 있다.
프랑스어 원제 또한 Vie de Jésus, 즉 굳이 직역하자면 '예수의 삶' 정도로 명료하다.
제목답게 저자 프랑수아 모리아크(혹은 모리악)는 이 책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으로도 잘 알려진 모리아크는 프랑스의 저명한 소설가로서, 그의 텍스트 곳곳에서는 가톨릭적인 색채가 진하게 묻어나온다.
가령 인간, 가족, 휴머니즘에 관한 주제가 등장하며 이를 가톨릭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식이다.
그러나 이 책은 완전한 소설이라고도, 그렇다고 엄밀한 학술서라고도 할 수 없다.
말하자면 이 책은 옛날이야기, 혹은 이야기 그 자체에 가깝다.
책의 첫 문장은 '나자렛의 밤'이라는 소제목과 함께 다음 문장으로 시작한다.
"티베리우스 카이사르 시대, 요셉과 마리아의 아들인 목수 예수는 나자렛에서 살고 있었다."
옛날 어느 날 어디에 누가 살고 있었다는, 마치 전래동화와도 같은 서술 방식이다.
책은 마치 복음서와 같은 구성을 하고 있다.
예수의 탄생에서부터 죽음, 부활, 승천에 이르기까지의 서사를 이야기하듯이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 과정에서 모리아크는 예수 그리스도의 주변 사람들, 동정 마리아나 열두 제자 등에 대하여서도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복음서 하나를 아는 선생님 혹은 아저씨나 할아버지와 함께 읽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책의 맨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다.
"그 이후로 모든 인간의 운명에는 그 속에 숨어 그 사람을 지켜보고 그를 애타게 기다리시는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리라."
전래동화다운 일종의 'Happily ever after' 식의 결말이지만 그 안에는 슬픔, 감사함, 죄스러움 등 여러 감정이 함께 담겨 있다.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예수는 위대하면서도 소박한 한 편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성경의 일화를 익히 알고 있든 그렇지 않든,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