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윅스의 영적 성장
로버트 J. 윅스 저, 로버트 윅스의 영적 성장, 이찬 역, 가톨릭출판사, 2023.
표지에는 예쁜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저자 로버트 윅스는 미국 사람으로, 심리학을 공부했다.
그는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책도 쓰고,각종 상담 심리 치유도 하면서 살아왔다.
우선 책의 크기는 B6판으로, 흔히 생각하는 만화책 사이즈라 들고 다니기 좋다.
분량은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으며, 폰트랑 자간을 고려했을 때 두꺼운 책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분량이 분량이니만큼 이 책을 고전 신학서적이라고 생각하면 안될 일이다.
영어 원제 "Everyday Simplicity - A Practical Guide to Spiritual Growth"가 의미하듯, 이 책은 일상적인 단순함 속에서 영적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이 영적 생활이란, 저자가 첫머리에서 밝히듯, 단순하면서도 견고한 영적 생활을 의미하는 것이다.
서두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세 가지로, 태도 기도 자비이다.
태도란 삶의 기저에 놓인 영적인 태도이며, 기도란 하느님과 친교를 나누는 작은 습관이고, 자비란 다른 사람에게 나 자신을 내어 주면서 이를 통해 분노나 충동보다는 힘과 활기를 얻는 것이다.
이 책을 잘 읽는 방법에 대해서 나름대로 추천하는 방식 또한 저자가 서두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책이 흐름이 짧고 중간 중간에 구분이 잘 되어 있어서, 짬이 날 때마다 5분 10분씩 읽어도 괜찮지 않나 싶다.
책이 구체적인 사례나 일화 위주로 되어 있어서 쉽게 쉽게 쭉 읽어 나갈 수 있다.
하나 인상 깊었던 것, 현대 사회의 문제이지 싶은데, 비관주의를 경계하자는 것이다.
인터넷이나 댓글 같은 곳에서 남을 물어뜯으려 혈안이 되어 있는 광경을 우리는 자주 보고는 한다.
남이 잘못한 것을 욕하기 전에, 우선 이 세상에 왜 착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보자고 저자는 말한다.
또 하나, 침묵의 중요성.
저번에 안토니 블룸 저 기도의 체험이라는 책에서도 강조되었던 내용이다.
기도라는 게 계속 입으로 무언가 중얼거려야만 기도가 아니고, 쉼없이 소원을 빌어야만 기도인 것도 아니다.
방 안에 가만히 있든, 촛불을 켜 놓든, 잔잔한 음악을 틀어 놓든 뭐든, 바쁜 일상이지만 침묵의 시간을 항상 소중히 여기자.
삶에 여유를 지니자. 그리고 받아들이자. 과거를 후회하지도, 미래를 걱정하지도 말자. 평범해지고, 단순해지고, 솔직해지자.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는 바로 그 순간, 예측 가능했던 것들이 경이로음으로 바뀐다. - 다비드 슈타인들라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