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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완님의 서재
  • 기도의 체험
  • 안토니 블룸
  • 12,600원 (10%700)
  • 2023-03-22
  • : 715

안토니 블룸, "기도의 체험", 김승혜 역, 가톨릭출판사, 2023.


책 표지가 빛을 받으면 마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햇빛이 비치듯 반짝입니다.


가톨릭출판사에서 나온 책이지만, 안토니 블룸 대주교는 사실 로마 가톨릭교회 소속은 아닙니다. 그는 러시아 정교회 대주교입니다. 그러나 김수환 추기경께서 추천하시는 바와 같이, 이 책은 정교회 신자이든 가톨릭 신자이든 혹은 신자가 아니더라도 기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은 6장으로 이루어진 본문, 그와 함께 앞에 김수환 추기경 추천사와 저자 안토니 블룸 대주교의 인터뷰, 뒤에 역자 후기가 실려 있습니다.


정교회는 우리나라에는 사실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종교로서보다는 오히려 역사책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것으로서 더 자주 접하고는 합니다. 인터뷰와 본문에서 저자 안토니 블룸 대주교는 러시아 정교회에서 내려오는 일화라든가 이야기들을 전해 줍니다. 그중 인상 깊었던 하나는 인터뷰 말미에 등장하는 나탈리아라는 러시아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이야 러시아지만 예전에는 소련이라는 공산국가였는데, 공산화 직전 적백내전 때의 일화 같습니다. 이웃을 위해, 친구를 위해 목숨을 내어주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는 말씀처럼,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일화입니다.


기도라고 하면 우리는 소리 내어 기도문을 외우는 것만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침묵입니다. 할머니가 조용히 앉아 뜨개질하고, 시골 농부가 몇 시간씩 가만히 성당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침묵 말입니다. 핸드폰과 시계와 알람 소리로 바쁜 현대인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 침묵 아닐까 합니다.


책은 두껍지 않습니다. 이것저것 다 합쳐도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분량입니다. 크기도 한 손에 딱 들어오는, 아담한 책입니다.


내용도 어렵지 않습니다. 평이한 대화체 문장으로 번역도 잘 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깊이는 결코 얕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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