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노리치의 율리아나 신비가는 가톨릭교회와 영국 성공회 모두에서 공경받는 인물입니다. 그는 옛 영국, 중세 잉글랜드 사람이었고, 여성이었으며, 노리치라는 도시에 있는 성 율리아노 성당 근처에 살았던 은수자였습니다. 이외에는 그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도 1342년쯤에 태어나, 1416년쯤에 선종하였으리라 추측합니다. 그의 이름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흔히 율리아나, 혹은 영어식으로 줄리안, 줄리언으로 불리지만, 실제 그의 세례명이 율리아나였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호칭 또한 다양합니다. 성녀, 복녀, 동정녀, 여사, 부인, 어머니... 비록 가톨릭교회에서 시복 및 시성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지만, 그리스도교에서 신비가로서 존경받는 인물입니다.
그가 남긴 저서가 바로 이 책, 사랑의 계시입니다. 열여섯 번의 환시를 본 율리아나는 묵상을 거듭하며 이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시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완전히 신뢰하고 온 마음으로 하느님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진정한 안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본문 5장에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주님께서 노리치의 율리아나의 손바닥에 작고 동그란 무언가를 보여주셨다고 합니다. 노리치의 율리아나는 생각합니다. 이 작은 것이 얼마나 존속할 수 있을까, 너무 작아서 갑자기 아무것도 아니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아마 이 작은 것에서 인간을 떠올린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만드셨고, 사랑하시며, 지켜 주십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세속적인 것들에서 각종 즐거움과 위로를 얻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것에만 의존하게 되면 우리는 마음과 영혼의 완전한 편안함을 얻을 수 없습니다. 진정한 안식은 하느님에게서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에 우리는 기뻐합니다. 그러나 한편 노리치의 율리아나는 우리의 죄가 하느님을 고통스럽게 한다고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을 사랑하십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죄를 지으면 슬퍼하십니다. 우리는 죄를 멀리해야 합니다. 또한 겸손하게 우리 자신을 고발해야만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선하신 분이시며, 인간을 자비롭게 용서하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책 맨 앞에는 얼마 전 선종하신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강론도 들어 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 앞부분은 건너뛰는 분들 많이 계실 텐데요. 본문을 읽기 전 이 강론을 그저 지나치지 않고 꼭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책을 읽는 마음가짐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책을 우리 가족에게, 친구들에게, 무엇보다도 위로가 필요한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을 우리는 알게 되었고 또 믿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 (1요한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