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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새로 이사 온 동네도, 새로 전학온 학교도, 반 아이들도 모두 처음이라
낯설고 두렵기만 합니다.
내빼고 모두들 친하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이 놀고 싶었지만 내가 들어갈 틈은 보이지 않았어요.
그저 빨리 집에 돌아가 내가 사랑하는 어항 속 열 두 마리 물고기들을 보고 싶을 뿐이었죠.
그렇게 무거운 발걸음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어항 속에 물고기
한 마리가 보이지 않네요.
한 마리는 어디로 간 걸까요.
아이는 걱정되어 잠이 오질 않습니다.
그런 아이 눈앞에 물고기들이 외출하는 판타지가 시작됩니다.
물고기들은 다른 물고기를 찾아 하늘을 날아요.그리고 도착한 곳은
반 친구들이 놀고 있는 상상의 세계.
저는 서선정 작가님이 그려내는 판타지가 좋아요.
<차곡차곡> 까지만 해도 그림이 예뻣지만 큰 감흥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을 보았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해요.
횡단보도가 이렇게 변한다면 정말 재미있겠다.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는
생각을 한걸까. 작가님의 상상력이 놀랍고도 재미있게 펼쳐졌었답니다.
안보신 분 있다면 추천해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좋은 반응 얻었습니다.
아직 생각이 말랑말랑한 아이들은 그런 판타지 세계에 관대합니다.
횡단보도가 바다로 변해도 재미있어 했구요.
이번엔 물고기를 타고 날아 오르는데 저는 그런 상상의 세계를
아이들에게 계속 자극 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상상의 세계에서 만큼은 마음껏 해방감을 느낄 수 있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그 무엇이 잔뜩 있는 곳. 하루종일 놀아도 될 것 같은 곳.
생각만 해도 좋지 않을까요.그런 상상에서 새로운 생각을 하고.
또 아이들은 그런 꿈을 먹고 자라나니까요.
현실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상상의 세계에선 다 되니까.
그림책의 세계에선 안되는 건 없으니까.
다시 현실로 돌아오더라도 극복해낼 힘을 얻게 되니까요.
판타지 동화 이야기에서 중요한 부분이 있죠.
바로 어디를 갔더라도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죠.
이번 책에서도 아이는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다시 학교 가는 현실로 마무리되죠.
그리고 아이는 한 뼘 자라납니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그렇게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자라납니다.
그림책은 그런 아이들에게 좋은 비타민이 되어 줄 겁니다.
판타지 그림책. 판타지 동화를 적극 추천합니다.
이번 그림책 볼 때 한 가지 팁.
그림책 속에 사라진 물고기 한 마리가 종종 들어가 있는데요.
노란 꼬리를 한 초록 물고기 찾는 재미도 쏠쏠 하네요.
그리고 보글보글 파란 물방물들이 예고편처럼 전반부의 교실장면에서도
보이구요.여기저기 파란 물방울들이 보이는데 이유가 있겠지요.
아이를 지켜보는 새들도 여기저기 출몰한답니다.
이런 작고 세세한 그림들은 아이들이 더 잘 찾는데요.
아이와 책보면서 이어져 있는 숨은 등장인물. 사물들을 찾아보세요.
전체 판형은 그리 작지는 않지만 그림들이 작은 편이라 관찰하듯 볼만한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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