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의 매력은 논리적으로 불가해한 맛에 있지 않나 싶다.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 수상 작가인 사와무라 이치의 초단편 괴담집이 출간돼 기대하며 읽었다. 우리나라에선 《보기왕이 온다》로도 유명한 작가.
어쩐지 별 것 아닌 듯한 일상에서 겪을 수 있(다면 너무 무섭겠는데)는 무서운 상황을 짤막하게 그려냈는데, 정통 호러답게 상당히 찝찝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편집 부분에서 폰트 등에도 많은 변주를 주어 더 독특한 느낌의 소설집으로 다가왔다. 마치 종이 위에서 괴담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단편 하나하나가 호흡이 짧다 보니, 공포에 적응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다음 이야기로 내던져졌다. 그 과정에서 쌓이는 찝찝한 여운은 책을 덮은 뒤에도 영 가시지 않는다……!
불을 끄고 누웠을 때, 방금 읽은 에피소드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험. 무서운 이야기는 역시 짧고 굵어야지! 사와무라 이치는 독자의 상상력이 스스로 공포를 완성하게 만드는 법을 정확히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