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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ny_y님의 서재
  • 그물을 거두는 시간
  • 이선영
  • 15,120원 (10%840)
  • 2024-11-27
  • : 70

가벼운 마음으로 표지를 넘겼는데 무거운 마음으로 마지막장을 덮었다. '대한민국뉴웨이브문학상' 수상작으로, 다양한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들을 통해 사랑의 양면성을 심도 깊게 고찰했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다양성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은 익숙하기도 낯설기도 하다. 적어도 나 개인적으로는, 막상 대답을 해보려고 하면 딱히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순간 입이 닫혀 버리고 만다. 아가페든 에로스든 단편적으로는 나뉠 수 있겠으나 감정이 흐르는 대상은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니 도무지 뚜렷한 정의를 내릴 수가 없다.


앞서 말했듯 <그물을 거두는 시간>에서는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탐구한다. 조금씩 변화하는 세상이라지만 아직 부서져야 할 편견은 많고, 편견을 깨부숴야 하는 주체는 항상 상처를 입는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은 아닐 수 있어도, 적어도 나 자신 만큼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 수 있는 인생을 꿈꾸는 존재들이 저자의 문장을 타고 흘러내린다.


대필작가 윤지의 이모이자 유명 디자이너 오선임은 모든 걸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더 이상 숨기고 싶지 않은 비밀을 안고 있다. 이 모순은 한평생 그를 외롭게 하였고, 벗어나기 위해 자서전을 써 출판하고자 한다.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말이다. 윤지는 이 과정에서 이모의 진정한 삶을 직시하고 또한 본인의 인생도 되돌아 본다. 모르는 새 겹겹이 쌓인 오해는 앙금처럼 끈덕진 미움을 낳았고, 그를 해소하기 위해 또다른 감정들이 겹겹이 소모된다.


법적으로 얽히지 않았다고 하여 한순간에 함께 한 시간이 날아가는 경험, 얼마나 쓸쓸하고 허무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조건과 편견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게 욕심이라면 이 세상은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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