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너무 귀엽고 폭신한 일러스트 표지에 깜짝 속아 버렸다. 전도유망한 작가 5명의 디저트를 소재로 한 단편 5가지가 실려 있는데, 생각했던 것처럼 가볍고 발랄한 이야기가 아니어서 충격(positive)이었다!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헷갈릴 정도로 실감 났던 <민트초코 브라우니>부터 시작해서 타인의 전생을 볼 수 있게 된 <세계의 절반>, 죽음을 앞두고 사백 여 개의 곰 젤리로 다시 태어나 어떤 이를 애타게 찾는 <모든 당신의 젤리>, 인연과 헤어짐을 다룬 <박하사탕>, 가족 간의 '이해'를 생각하게 되는<라이프 피버> 등, 고립과 연결, 개인과 타인 사이 선을 아슬하게 넘나들며 얽히는 미묘한 감정선이 놀라운 수작들이었다.
5명의 작가들 각자 개성도 뛰어나고,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뚜렷해서 정말 몰입해서 읽었다. 어쩐지 긍정적인 이미지만이 느껴지는 '디저트'라는 소재로 이런 심도 깊은 이야기를 창조해 내다니...... 무궁무진한 이야기 보따리 속에서, 독자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기도 하고 타인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세계의 절반>이 조금 마음이 아팠고, <모든 당신의 젤리>를 가장 감명 깊게 읽었다. 나는 문학 작품에서 이런 방식으로 개개인의 상처를 다루는 방식을 좋아한다.
한 입 베어 물면 그저 달콤한 맛에 행복하다가도 오랜 시간 쌉싸그레한 뒷맛을 남긴다거나 입안에 끈적하게 들러붙어 시간이 흘러도 찝찝한 여운을 남기곤 하는 디저트의 양면적인 특성을 사람과 삶의 이야기로 잘 풀어내 좋았던 단편집이었다. 판형도 조그맣고 귀여워서. 어쩐지 잔잔한 물속에 잠겨 있는 듯한 분위기의 작품들이라… 정말 반전 매력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