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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linx님의 서재
  • 굿 이너프
  • 다니엘 S. 밀로
  • 19,800원 (10%1,100)
  • 2021-06-28
  • : 588
시간이 지날수록 아는 게 정말 없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많은 분야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직접 체험을 할 수는 없으므로,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많이 접해보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그나마 음악, 미술, 문학 분야는 쉬운 편이고, 역사, 철학 분야는 재미라도 있다지만, 수학, 과학 분야로 가면 답이 없다. 특히 자연과학 분야는 나에게는 영원한 난제여서, 몇번을 관련 분야 책이나 잡지를 읽다가 포기했던가.

가질 수 없으면 더 미련이 남듯이, 언제가는 이 분야의 책들을, 책으로라도 안된다면 다큐멘터리라도 주구장창 보면서 본격적으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은 늘상 했지만, 항상 책의 1/3 지점에서 포기하던 차였다.

​나의 문해력이 문제인걸까? 라는 진지한 고민이 들무렵 만난, #굿이너프.

‘평범한 종을 위한 진화론’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필두로 출간된 이 책은 저자가 철학가, 역사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여서인지 단순한 과학 서적이라기 보다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과 상당히 철학적인 뷰로 쓰여진 책이다.

덕분에, 진화론이라고는 ‘다윈’과 ‘적자생존’만 대충 알고 있던 허접한 수준의 나를 독서의 여정에서 지치지 않게, 멈추지 않게,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을 경험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고정관념을 뒤엎는 정보나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서, 자연에 존재하는 것,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을 달리 생각해볼 수 있게 자극을 주는 책이었다.

​당연히 기린의 긴 목은 나무 위쪽의 좋은 잎을 먹기 위한 것이고,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들은 나름의 생존을 위해 지금의 모습까지의 이유있는 진화를 했다고 생각했거늘, 이건 마치 ‘당신의 충수는 몸속에서 별다른 기능이 없습니다.’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신선한 충격이랄까?

​그와 동시에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사람이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든 끈임없이 진화를 통해 더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지배적인 무의식이, ‘진화는 치열한 생존 다툼이 아니라 모두를 품는 관용이며, 부족해도 모든 생명은 나름의 충분히 살아갈 자격이 있다’는 메세지에 묘하게 위로를 받기도 했다.

​이쯤되면, 다윈이 잘못한 거 아닌가? ㅎㅎㅎ

아니면, 저자가 요즘 시류에 발맞춰 힐링 과학 에세이를 펴낸 걸까?
목적이야 어떻든, 저자의 주장이 더 맘에 드는 건 왜일까?

​아직도 청소년 교과과정에서는 다윈의 진화론을 배우고 있을텐데, 굿 이너프의 이론도 같은 무게로 다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편협한 시각이 아닌, 폭넓은 시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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