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살면서 소송을 경험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또 알고 보면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 요건을 법률로 보장받고 있는(대한민국 헌법 제1조),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태생적 운명이다.
그렇다면 소송은? 이 소송의 기술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

[이 책을 받아보았을 때 우선 그 두께감에 압도되었다. 734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에, 책 표지도 하드커버이고, 컬러는 NIV를 연상시키는 고급 진 초콜릿 색... ]
전세자금을 못 받은 경험이 있다
나는 이전 지방 소도시에서 4천만 원 빌라에 전세로 살았던 적이 있다. 다세대 주택에 나름 깔끔한, 싱글 직장인으로서 살기에는 별 불편함이 없는 집이었는데, 일신상의 문제로 이사를 가야 했다. 집주인은 개인 사정으로 전세금 천만 원을 기일이 지난 후에 주겠다고 했는데, 그곳에서 만 3년을 거주했고, 집주인과 별 트러블 없이 지낸 데다, 소문 많은 소도시기에 안일한 마음으로 이사를 가고 전입을 뺐다. 집주인은 세입자가 구해지면 바로 돈을 입금해주겠노라 했지만, 이전 살던 집에 다음 세입자가 들어온 이후에도(저녁에 집에 불이 켜지는 것을 보고야 세입자를 구한 것을 알았다) 여전히 천만 원은 입근 되지 않았고, 그로부터 보름이 지나서야 나는 그의 말이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때부터였다. 집주인에 거 전화를 하고 문자를 남긴 것이. 절대 포기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 매일 아침 7시 정각에 전화 한 통, 문자를 했다. 집주인은 전화를 대부분 받지 않았고, 문자에는 간혹가다 답했다. 한 달 정도 지내자 3백5십만 원 정도, 그 이후에 1백3십만 원.. 이런 식으로 정말 치사한 금액이 조금씩 입금되었다. 마지막 몇십만 원의 돈을 다 받기까지 3개월가량 걸렸다. (참고로 집주인은 건물 2개의 소유주였고, 개인사업도 꽤 크게 하고 있었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이 소송의 기술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
내가 다시 지방 소도시 4천만 원 빌라에 전세로 살고, 같은 상황에 이사를 가야 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가? 그때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면, 전세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놓고, 이후 임차권등기 명령 신청을 했을 것이다. 이 단순한 법적 지식을 알았다면 돈을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3개월의 전화 문자 노가다는 생략 가능했다.
책의 초반부, 이 책의 공저자인 이시훈 변호사는 이렇게 말한다.
상담을 해 주며 항상 느끼는 점은 그들이 조언을 구하는 상황에 대한 해결 방법은 생각보다 매우 간단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건은 상대방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거나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면 해결될 수 있는 일들이다
셀프소송의 기술 중
뭐든 단권화다!
당신이 부동산 투자를 마음먹었고, 특히나 경매 공부를 시작했다면, 아마도 '내용증명', '명도소송', '강제집행'등의 용어는 익숙할 것이다. 낙찰 이후 내용증명을 보낼 일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네이*에 물어볼 수도, 자주 가는 부동산 카페의 게시글을 확인할 수도, 그리고 수많은 부동산 책자에 첨부되어 있는 서식을 활용해서 쓸 수 있다. 여기서 단점이라면 죄다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문제는 그 많은 정보중 고른 하나가 과연 제대로인가 하는 찝찝함 끝에, 시간에 쫓겨 어쨌든 하나를 선택해서 진행해야 한다. 사실 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변호사를 선임하면 된다. 당신이 돈이 많다면...
학창시절 공부 잘한 애들이 그랬듯이, 뭐든 단권화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추천한다. 당신의 폭풍 같은 검색력에 드는 에너지를 줄이고, 물건 처리 과정 중 필요한 소송에 대비하시고, 그것에 집중하시라.

이 책의 구성
Part1. 소송의 기초(서식74개)
[01. 셀프소송 실전고수 따라하기/02. 소송의 기초, 내용증명/03. 권리를 지켜주는 계약서/04. 민사소송 기초지식/05. 가압류와 가처분/06. 간편한 민사분쟁 해결절차/07. 강제집행/08. 일상생활에서 빈번한 소송]
Part2. 한 권으로 끝내는 소송의기술:경매일반편 (서식58개)
[01. 입찰 및 매각허가결정절차/02. 명도절차/ 03. 배당/04.체납관리비에 관한 분쟁 협상/05. 임대인이 알아야 할 필수서식/06. 실전공매에 필요한 지식]
Part3. 한권으로 끝내는 소송의 기술: 특수물건편(서식46개)
[01. 공유지분/02. 선순위위장임차인/03. 토지별도등기,대지권미등기/04. 법정지상권/05. 유치권
부록 (서식4개)
[셀프등기하는 법/전자소송으로 하는 점유이전금지가처분/전자소송으로 하는 지급명령신청/법원의 담보제공명령을 받고 담보를 제공하는 법/인터넷을 이용한 등록면허세 및 등기신청수수료 납부방법]

이런책은 없었다!
나는 여즉 이 책을 다 읽지 못했다.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분야, 혹은 경매 과정 중 앞으로 접하게 될 절차에 따라 필요 서식을 사용하면 될 것이다. 우리가 책 구매에 돈을 들이는 것은, 앞서 밝혔듯 정보가 한데 모여있어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음과 전문가의 편집에 따른 가독성 및 취사 분리의 편의성 아닌가! 무엇보다 부동산 소송을 위한 서식만을 모아놓은 책은 전무하다. 그런면에서 어쩌면 당신의 선택은 이미 정해졌다. 당장 주문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