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거나 어쩔거나(3)
상규는 아내의 단호함은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상규는 아내가 단호할 때는 대화의 주제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25여 년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것이었다.
“그리고 성형수술이 어디 한두 푼이 가나.
꽤 들어갈 텐데.”
상규는 화제를 확 바꿨다.
상규가 25여 년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것만큼 터득한 아내였다.
“당신 퇴직금이면 충분해요.
땅 사서 귀농할 생각 말고 내 성형수술이나 해 줄 생각이나 해요.”
상규의 아내는 처진 눈꺼풀을 올리고, 주름살을 펴고, 코도 반듯하게 세우고, 턱도 바로잡는 양악수술도 했으면 한다고 했다.
상규의 아내는 친구들 모임에 나가보면 누구는 눈꺼풀 수술을 했는데 10년은 젊어 보이고, 누구는 뺨과 목의 주름살 수술을 했는데 처녀 같으며, 누구는 콧대 높이는 수술을 받았는데 몰라보게 예뻐 보인다는 등 성형 예찬을 늘어놓았다.
상규가 알기로는 두부 한 모를 사는데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시금치 한 단을 살 때도 몇 번을 생각하던 아내였다.
그녀는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러 마트에 가야 할 때 아무 때나 가지 않았다.
그녀는 필요한 물건을 메모하여 놓았다.
인근 대형마트에서 그 물건을 할인 행사할 때 달려갔다.
또 그녀는 마트에서 ‘오늘의 특가 세일’이나 ‘오늘의 마감 세일’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판매하는 시간대에 마트를 이용했다.
그때 마트를 이용하면 신선식품이나 조리식품을 비롯하여 생필품 등을 싸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애장품 1호인 수첩에는 인근 마트의 일정이 하루 단위로 빼꼼히 메모가 되어 있었다.
모두가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그녀의 갸륵한 정성이었다.
그렇던 그녀가 한두 푼도 아니고 거금이 들어가는 성형수술을 들고나왔으니 심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규는 아내가 그렇게 된 것은 모두가 아내 친구들의 모임 탓이라고 생각했다.
아내의 친구 중 생선 도매를 하는 남편을 둔 여자의 탓이 크다는 생각이었다.
생선 도매 아내는 생김새가 마치 아귀 비슷하게 생겨 누가 봐도 잘생긴 외모는 아니었다.
그러던 그녀가 10여 년 전부터 볼이며, 이마며, 턱과 목에 성형을 하기 시작하더니 그녀의 성형수술은 매년 계속되어 지금은 예전의 모습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젊어지고 예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