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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72%님의 서재
  •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 김민섭
  • 15,120원 (10%840)
  • 2025-01-06
  • : 14,915
쓸데없이 나서지 말고, 남한테 피해 주지 말고, 나도 손해 보지 않게 처신하자.
이게 가장 최근까지 업데이트된 내 삶의 태도다.
자랑할 만한 태도는 아니지만, 부끄러운 것도 아니다.
이렇게 사는 게 뭐 어때서. 다들 이렇게 살잖아?

그런데 김민섭 씨가 이런 내 태도에 제동을 걸어왔다.
"좀 더 다정해도 됩니다. 용기를 내요!"라고 하면서.
이 책의 저자 김민섭 씨는 심지어 다정함을 연결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당신이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의 이사장이라고 한다.
정말 교과서적으로 착하고 모범적이며 옳은 태도라는 거 인정하지만,
솔직히 난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잘되면 배가 아픈 사람이다.
그러니 이 책이 제목부터 매우 불편했다. 그런데도 궁금했다.
대체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가, 다정해도 잘 살 수 있는가, 더 행복할 수 있는가.
실제로 그럴 수 있다는 근거를 대 봐, 내 마음이 열리면 나도 조금 다정해볼게, 이런 삐딱한 태도로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선한 연결에 대해 저자가 고민하고 실천해온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그 선한 연결의 핵심이 '다정함'이라며, 흔히 생각하는 착하고 유약한 태도와는 상반된다고 말한다.
'다정함=용기'라는 관점이 신선했는데,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다.
나는 내가 손해볼까 싶어서, 내 부족함이 드러날까 봐 조용히 있고
남들 하는 만큼은 해야 된다는 생각에 눈치 보며 처신하는 스타일이다.
그래 놓고는 나 아닌 누군가가 나서 주길 기대한다.
그러니 나는 용기가 없는, 다정함이 없는 사람이다.

저자를 <유퀴즈온더블록>에 출연시킨 계기가 된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는
이 책을 통해 알았는데, 나는 절대 할 수 없을 일이었다.
아파트 인터넷 카페에선 쓰지 않는 물건을 대가 없이 나눔하는 사람들이 항상 있다.
나는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을 모르는 입주민에게 한번 나눔하곤, 고맙단 인사를 못 받은 데 기분이 상해
그 이후론 나눔을 하느니 그냥 버리는 걸로 마음을 바꾼 편협함의 극치인 사람이었다.
아마 김민섭 씨라면, "나에게 쓸모가 없어졌지만 다른 사람이 잘 쓸 수 있으면 그걸로 기쁜 것"이라고 했겠지.

저자는 항상 자기 자신과 타인을 함께 생각하더라.
그런 모습들에 '훌륭하다' 생각하면서도 내가 선뜻 실천하기엔 자신이 없었는데 이 문장에 마음이 움직였다.

"누군가의 마음이 되어본다"라는 뜻을 가진 이 단어가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고 있는다고 나는 믿는다."

세상엔 나와 같은 개인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김민섭 씨와 같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비중은 전자가 절대적으로 많겠지만, 김민섭 씨와 같은 사람이 있기에
우리 사회가 선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러니 나는 그런 다정한 사람들 덕을 보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이 문장이 마음에 들어 따라 써 보고, 마음에 새기면서
얼마 전 읽었던 책 속의 문장이 겹쳐졌다.

"지성이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가'라고 나는 생각한다."

<뇌과학자는 이렇게 책을 읽습니다>의 저자는
책을 읽어야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로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지성이란 지식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정도 즉 태도인 셈이다.

그러니 다정함과 지성은 통한다.
다정함은 지성의 다른 이름이다.
나는 조금 더 다정해지기로 했다.
좋은 책을 읽어 마음이 충만해졌다.


*이 글은 어크로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간심송에서 함께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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