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정연재와 리뷰타임
  • [전자책] 두 번째 지구는 없다
  • 타일러 라쉬
  • 11,900원 (590)
  • 2020-07-15
  • : 1,493

이 글은 독후감을 쓰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간부터 독후감을 쓰는 걸 그만두고 알라딘에 리뷰나 올리러 왔다. 이런 내용의 독후감은 써봐야 뽑히지도 않을테고 그만큼 의미없는 일이 없을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흘러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절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지나간 시간이 그대로 죽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지나간 시간은 어떤 형태로든 내게 돌아온다는 의미이다. 모든 시간은 살아 움직이며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인다. 지구도 그렇다. 지구에 쌓아온 시간은 지나갔으나 죽지 않았다. 지금 인류는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에 대한 대가를 치루는 중이다.

‘두번째 지구는 없다’책을 읽고 제일 먼저 한 생각은 이런 기상이후 책은 언제나 뻔하다는 것이었다. 모두 아는 내용이다. 내 세대는 어릴 적부터 이대로 가다간 지구는 그대로 멸망한다는 말을 계속해서 들어왔다. 하지만 그만큼 뻔하기에 막막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우리가 노력해봐야 미국이나 다른 큰 나라에서 하는 환경 파괴가 더 심해’라고 말하며 아예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는 한시가 급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 시간들이 미래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면서도 눈을 가리고 있다. 아마 거대한 무력감이 한 몫을 할 것이다. 나 하나가 노력해도 어찌 되지 않는다는 무력감은 실로 거대하다.

동해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사능 피폭의 위험에 처해있다. 나는 그 생각을 하고 난 뒤부터 도저히 독후감을 쓸 수 없었다. 책에서 나온 환경오염 방지책들을 노력해보기도 전에 무력함을 온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이 모든 게 불러올 미래가 두렵다. 인류는 결국 원죄를 받아들일 때가 올텐데, 그게 절대 자신들이 살아있을 때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인류에 본인을 넣지라도 않는 것 같다. 꼭 인류가 망해도 지하실에 본인들은 잘 숨어서 살 것마냥 군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약간의 관심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약간의 관심으로도 되지 않는 문제들은 대체 어쩌면 좋느냐고. 나는 그 정치인을 뽑지 않았는데 대다수의 의견으로 인해 결정되어버린 사안은 어떻게 해야하냐고. 이 오갈 곳 없는 분노는 대체 어디로 가야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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