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한 UX/UI 번역 경험을 바탕으로 UX/UI에 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시기에, 윌북에서 신간 <그렇게 쓰면 아무도 안 읽습니다>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 책을 접한 이유는 비슷한 번역 작업을 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UX/UI 번역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LINE의 시니어 UX 라이터로, 이 분야에서 여러 경력을 쌓은 10년 차 베테랑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약 270쪽에 걸쳐 UX라이팅이란 무엇인지, UX라이팅에 필요한 요소와 태도, 실무 이슈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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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혔듯 이 책은 UX라이터들을 대상으로 집필됐다. 물론 나와 같이 고객 경험 글쓰기를 하게 되는 사람들까지 독자에 포함되지만, 주니어 라이터를 위한 작업 태도와 더불어 실무 팁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관련 용어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가벼운 흥미와 호기심만으로 책을 펼친다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정확히 '~하는 법' 혹은 '이렇게 하면 무조건 된다'라는 식으로 알려주는 책은 아니라 숏컷을 바라고 이 책을 펼쳤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그런데 글쓰기에 숏컷이란 게 과연 있을까?). 내가 주니어 라이터였다면 실제 작업자의 마인드를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아했을 것 같다.
책을 살펴보는 내내 기술번역뿐 아니라 그동안의 번역 경험과 어느 정도 맞물리는 부분들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가령, 계단에 붙어 있는 "Mind the step" 처럼 바로 이해가 되는 가볍고 쉬운 문구도 막상 번역하라고 하면 고전하는 사람이 많다. 계단 조심하라고 해야 할지, 발밑을 주의하라 해야 할지, 단 3단어밖에 안 되는 문장을 가지고 어떤 것이 커뮤니케이션에 적합한지 하루 종일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쉽고 간결하지만 핵심 정보를 빠지지 않고 담아내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UX라이팅이다.
나는 길~게 말하는 걸 좋아하는 작가이자 번역가이지만, 지금까지 해왔듯 향후 UX/UI 번역에도 오래도록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에 좋은 책을 만나 기뻤다. 종종 꺼내 보며 UX라이팅 외에도 글쓰기의 태도를 배워갈 예정이다.
서평 전문: https://blog.naver.com/kk646/223184374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