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주식투자자 주린이의 필독서
1 2021/02/0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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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좋은 투자에 이르는 주식 공부
- 송선재(와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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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 2021-01-20
: 1,174
“초보 투자자에겐 투자를 단편적으로 아는 것보다 기초를 잡는 게 더 중요합니다. 기초를 충분히 닦지 않고 기술만 배우면 언젠가 위기가 왔을 때 대응하지 못하고 허둥지둥하게 됩니다.”
나는 만년 주린이다. 주식 입문 시기가 꽤 오래되긴 했지만 새가슴인 탓에 소액으로 여러 섹터에 과하게 분산투자를 해왔고, 기업에 대한 정량적인 분석 공부 또한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다행히도 내가 하는 일이 경제나 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트렌드를 읽는 일이어서 크게 손해볼 일도, 그렇다고 크게 돈 벌 일도 없이 주식시장의 유령처럼 떠돌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지속적으로 여러 섹터에 투자하다보니 각 분야의 흐름을 조금은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시장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것도 (인버스 투자 폭망을 통해) 일찌감치 체득했다. 투자자이든 기업가이든 성장에 대한 열망이 더욱 크다는 것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진리다(아이고 뼈야..). 그리고 무엇보다 기업의 체력이 탄탄하고 성장성 높은 섹터에 포함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비즈니스모델이 분명하다면 믿고 장기 투자해도 좋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기초공부를 게을리 한 대신 주식시장에 돈을 태우며 체득한 것들이다.
그나마 소액 투자자로서 나쁘지 않은 멘탈을 키우는 데 가장 많이 도움을 받은 곳이 블로그였는데, '와이민, 투자자로서의 삶'이라는 블로그를 운영중인 현업 애널리스트 와이민(송선재) 님도 그 중 한 명이다. 나는 또한 와이민님의 수줍음 가득한 <기러기 생존 요리교실>의 팬이기도 하다. 보통 요리블로거들은 성공적인 레시피만 올리는데 와이민님의 레시피는 종종 반전이 있다는 게 매력이다. 음. 잠시 이야기가 샜다.
와이민님이 이번에 낸 <스스로 좋은 투자에 이르는 주식 공부>는 정확하게 주식 초보 주린이를 위한 책이다. 부제가 '투자에 임하는 마음, 주식을 분석하는 기술'로 꽤 긴 편인데, 읽다보면 왜 이렇게 부제를 썼는지 알게 된다. 책의 앞 부분이 투자에 임하는 마음이라면 뒷 부분은 주식을 분석하는 기술에 대해 아주 기초적인 부분부터 친절하게 다루고 있다. 예전에 와이민님이 번역한 <100배 주식>도 읽었었는데, <스스로 좋은 투자에 이르는 주식 공부>이 주식 입문자에게는 <100배 주식>을 고민하고 선택하게 되는 징검다리 같은 책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나처럼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지 않고도 훌륭한 투자 경험과 지혜를 쌓을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저는 투자를 위한 공부가 성과로 이어지려면, 총 3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제대로 공부하는 것, 두 번째는 그 공부를 실전에 적용해 보는 것, 세 번째는 실전에서 받은 피드백을 통해 다시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정을 무한 반복하는 것이 투자 공부의 실체입니다.” _투자 공부를 하는데, 왜 투자 실력은 늘지 않을까? 中 투자의 필수 루틴
와이민님이 말하는 투자 루틴에서 제대로 공부하는 것에 해당하는 부분은 3번째 챕터 '주식을 공부하지 말고, 기업을 공부하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정말 초초초보이자 신생아 주린이라면 이 부분부터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나의 경우 1~2챕터에서 정말 많은 부분에 밑줄을 그었지만 투자를 조금 경험해본 사람이라야 이해하기 쉬운 내용이 꽤 되기 때문이다.
챕터 3부터는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암호같은 항목들을 어떻게 읽어야하는지, 모두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제무제표에서 현금흐름은 왜 봐야하고 ROE는 어떻게 계산하는지, 이 수치를 어떻게 해석하면 좋은지, 등등 어린이 독자에게 대학생 횽아처럼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하고 입에 떠넣어준다.
요즘 수많은 주식 입문서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 책의 탁월한 점은 여러 케이스에서 워런 버핏이나 찰리 멍거 등 저명 투자가들의 투자 격언을 적절히 인용해 초보자도 대가들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가치 투자라는 명분으로 시작했지만, 주식을 방치하는 것으로 변질되었고, 주식을 매수할 당시의 열정적인 리서치는 어느새 믿고 싶어하는 판단의 근거만을 수집하는 서치로 바뀌게 됩니다 ... 좋은 기업이 계속 좋은 기업일 것이라 믿으면서 모든 부정적인 신호를 애써 외면하면서 게을러집니다. 찰리 멍거는 "자신의 마음을 바꾸어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아이디어를 파괴할 수 있는 자기 비판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미국의 유명 투자 저술가인 토머스 펠프스는 "모든 인간의 문제는 해결책을 예상할 수 있다면 투자 기회입니다. 도둑이 없다면, 누가 자물쇠를 살까요?"라고 했습니다. ... 새로운 방법, 새로운 소재, 새로운 제품이 삶을 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가 무엇인가를 빠르고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하도록 돕는다면 큰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트와이스/스타벅스/애플의 사례).”
또한 현업 애널리스트로서 주식 시장에 들어온 초보나 중수 투자자들이 빠지기 쉬운 통념을 꼬집는 부분도 많다.
“좋은 주식을 사서 장기로 투자하라'라는 말 속에는 '주기적으로 체크하라'는 말이 숨겨져 있습니다. ... 장기 투자의 기본은 좋은 주식이고, 그렇기에 좋은 주식이었는지 주기적으로 가치를 재산정해 봐야 합니다.”
“자기 확신이 큰 주식이 자기의 판단과는 달리 하락하게 되면, 통상적으로 시장이 주식의 가치를 몰라주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소위 말하는 '존버' 상태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 겨우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시장이 옳아서 자신의 판단이 실수였을 수도 있고, 처음 매수했을 때보다 기업 가치게 훼손되고 있어 주가 하락이 정당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치 투자와 성장 투자를 구분하기보다는 '가치 함정'을 조심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치 투자를 한다는 것이 기업 주가가 하락할 때, 그리고 몇 달 전보다 싼 것 같을 때 무조건 투자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경험상 투자자가 손실을 입는 것은 유리한 상황에서 질이 떨어지는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단기이익 등 정량적인 평가 지표에서 드러나는 수치만으로 기업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글로벌 사례를 통해 알려준다. 이중 하나가 아마존인데, 제프 베조스가 이익을 아예 사업구조에서 배제할 만큼 기업 가치 성장에 집중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가 기업에 투자할 때 어떤 선구안을 가져야 하는지 짚어준다.
목차를 보면 항목 하나하나가 참으로 알찬데, 마지막 챕터인 실전 투자에서 유용한 팁들도 유용하다. 레버리지가 가져오는 장점과 단점, 자본의 질이 중요한 이유(자기 자본이며 장기적으로 굴릴 수 있는 돈이 투자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자신의 투자 자본에 대한 파악이 끝났으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수많은 고수의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라는 말에서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혜안 등 우리가 어려움을 느끼지만 명확하게 답하기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차근차근 짚어준다.
이 책은 초보 투자자의 입문서로서도, 또 투자자의 마음을 다잡는 부분에서도 상당히 훌륭한 책이다. 나는 책에 줄을 잘 긋지 않는 편인데,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줄을 그었고 꼭 다시 읽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요즘 인기를 얻는 유튜브 스타 투자자들은 잘 모르지만, 이분은 진짜다. 정석대로 차근차근 투자 기본기와 마음가짐을 배우고 싶은 주린이 투자자들에게 강추한다.
*오탈자
p104 둘째줄 -과거 몇 년간 기업 경영진 추진한 신사업 계획이
p106 여덟째줄_그 결과로 들어오는 현금을 잘 사용하데, 대부분의 경영자와 주주는
앞 부분에도 몇 개 있었는데 누군가 나 대신 찾아주셨으리라..
*이 서평은 워터베어프레스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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