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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님의 서재
  •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 15,750원 (10%870)
  • 2026-07-08
  • : 1,120
📚단단한 맘의 서평모집을 통해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우리 엄마에게 나는 살가운 딸이 아니다. 서로의 살림 방식도 가치관도 달라 부딪치는 게 일상이다. 그래서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을 읽었을 때 당황스러웠다. 엄마와 딸이 친구처럼 지내는 이 친밀한 관계가 내게는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잠시나마 상황이 어색하지 않고 평범하게, 낯설지 않고 가깝게 느껴졌다. 참 다행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엄마는 내 친구였고, 나는 엄마를 잘 알았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노래를 부르고, 얼굴만 보고도 서로의 속마음을 읽는 사이였다. 긴장이 풀렸다. 내 감정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돼서, 하염없이 수다를 떨면서도 그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설명할 필요가 없어서.
"요즘에 뭐 좋은 일 없어?" 엄마에게 물었다. "진짜 진짜 좋은 일 말이야." _53쪽


딸은 미국 버몬트주로 유학을 떠나고, 엄마는 브라질 나타우에 머문다. 비행기로 스물일곱 시간이 걸릴 만큼 멀리 떨어져 있지만, 모녀는 매일 푸른 빛이 내리는 '스카이프' 영상 통화를 통해 서로의 일상을 나누며 외로움을 달랜다.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였던 두 사람의 대화는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달라진다. 딸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며 새로운 삶을 살아 가면서 엄마에게 전부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생긴다. 둘이면서 동시에 하나이기도 하다는 '소울메이트'인 엄마와 딸은 서로의 빈자리를 견디며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6,500킬로미터를 날아 마침내 엄마와 딸은 재회한다. 이 장면에서 딸 이 느끼는 감정이 인상 깊었다. "어머니를 살뜰히 보살피고 안내하다 가 때가 되면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은 딸의 몫이었다. _192쪽" 라는 문장이다. 엄마와 딸의 역할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다.

어린시절에는 엄마가 딸을 보살피고 이끌어 주는 존재였지만, 시간이 흐르고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며, 이제는 딸이 엄마를 챙기고 돌보는 사람이 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나와 엄마의 관계를 떠올렸다. 작품 속 엄마와 딸처럼 모든 것을 공유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만큼은 같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늘 같은 마음일 수는 없다. 서로 다른 삶과 가치관을 인정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또한 사랑이라고 이 소설이 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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