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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련
  • 나인 테일러스
  • 도로시 L. 세이어스
  • 7,920원 (10%440)
  • 2003-01-01
  • : 591
재미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작품에는 중심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을 완성했을 때의 충족감은 하나하나가다른 것과 연결되어 서로 지탱하고 있는 전체의 모습을 확인한 기쁨이며, 중심을 발견한 기쁨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나인 테일러스》에서는 트릭이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 간신히 밝혀지는데, 독자가 그해명의 순간에 느끼는 것은 미로 같은 사건의 줄기를 헤맨 끝에 가까스로 전체의 모습을 발견한 것에 대한 안도감이며, 동시에 처음으로보이는 사건의 전모가 띠고 있는 일종의 표현할 길 없는 유머, 그리고 음산함이다.
그 사건 전모의 유머와 음산함을 일단 이런 식으로 요약해 보자.
기차도 다니지 않는 한적한 마을에 내려선 도시사람 피터 경이, 늘그랬듯이 속 시원하게 사건을 해명한다. 그러나 그 해결이라는 것이역시 합리적인 논리는 갖추고 있으면서도,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면어딘지 고찰(刹)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고색창연한 전설의 풍미를 띠고 다가온다. 딕슨 카의 어떤 작품처럼, 미스터리소설과 괴담을곡예 같은 기교로 반전시키는 구조가 아니라, 초자연이 끼어드는 데가 어디에도 없는 이야기가 저절로 기묘한 맛을 자아내며 나타난다.
그리하여 교회와 그 종들의 고사와 내력을 비롯한 보수적이고 평온한마을의 묘사가, 사건의 본줄기와 얽히거나, 이른바 상징적인 차원에서 서로 공명하면서 이 소설의 골격을 감싸 안고 섞여들며, 사건의진상이라는 견고하면서도 어딘가 수상쩍은 아치를 만들어낸다. 이리하여 피터 경은 찾아낸 진상을 앞에 두고 자신이 명탐정 역할을 해낸건지, 아니면 이 전원적인 작은 세계에 번롱당하여 일장의 악몽을 꾸었을 뿐인 건지 모르는 채, 머리를 부둥켜안게 되는 것이다.
즉, 이 소설의 기묘한 맛은 수수께끼풀이의 과정을 거쳐 사건의 논리적인 연결이 밝혀졌을 때 비로소 혀에 도달하는 것이어서, ‘트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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