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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도시적 삶이 빠르게 확장되면서, 사람들은 도시의 삶이건강을 훼손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로운 질병도 생겨났다. 신경쇠약ncurasthenia)‘이 그것이다. 1869년, 미국 의사 조지 밀러비어드(Groorge Miller Beard 는 이 질병을 ‘문명의 병‘이라고 소개했다. 이 환자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에너지가 부족해서 무기력에 빠지고, 불면증, 불안, 짜증 같은 다른 증상도 자주 겪는다. 신경쇠약은 과도한 자극, 과도한 노력, 과도한 탐닉에서 비롯된다며, 도시의 공격적인 기업문화, 지적 생활의 요구, 대도시 생활에 따르는 악덕과 사치 등이 다양한 원인으로 지적받았다. 옴스테드가 생각하는 도시 노동자들은 그런 진단을 받을 확률이 적었다. 신경쇠약은 교육받은 부유한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질병이었기 때문이다. 치료법은 ‘휴식‘ 또는 서부로 가기‘였다. 여자들은 예외 없이 침대에 묶여 지내게 되었고, 남자들은 도시를 떠나 대자연에 묻히라는 조언을 받았다. 19세기 미국 시인 월트휘트먼과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그런 자연 치료를 받은유명인들이다.
- P109

신경쇠약이라는 병명은 오늘날 의학 용어에서 사라졌을지라도,
비어드가 말한 현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는 그런 증상을 우울증과 불안증으로 진단하는데, 도시에서는 시골에 비해 우울증은 40퍼센트 정도, 불안 장애는 20퍼센트 정도 발병률이 높다. 또한 도시의 강력 범죄 수준이 증가한 만큼 PTSD의 비율도 높아졌다. 하지만 원인과 결과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질병을 비롯한 여러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이 사람들을 도시로 이주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박탈감과 관련된 정신증의 경우가 그렇다. 최근 영국에서실시한 한 연구는 범죄율이 높은 빈곤 지역 청소년들에게 정신증 유병률이 40퍼센트가량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도시는 경제의 엔진이고 문화의 중심지다. 하지만 도시 생활에는대가가 따른다. 우리의 정신 건강이 바로 그것이다. 도시 환경은 주민들에게 조금씩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준다. 사람들은 날마다 시끄럽고, 붐비고, 오염된 환경에 노출된다. 통근자들에 대한 보건 조사"를살피보던, 통근에 많은 시간을 쓰는 사람들은 스스로도 출근길이 좌절, 피로감, 불안, 적대감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주택난과 취업난에 따르는 사회적 불평등과 고립은 대다수 도시의 표준이 되었다. 더구나 도시 거주자들은 시골 거주자보다 오래 앉아 있어서 건강에 나쁜 생활을 하고, 환경에 대한 통제력은 적으며,
범죄에 대한 공포는 더 크다. 개인에 따라 이런 스트레스 요소들은 서로 다르게 결합하겠지만, 누적되면 결국 희생이 따른다.
도시 거주자의 정신 건강 문제를 더 취약하게 만드는 부분은 인생에서 보호 요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도시 생활에서- P110
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강한 연결 고리를 유지하기가 더 힘들다. 하지만 그 연결 고리는 정신 질환에 걸릴 위험을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다.
도시 사람들은 자연과 규칙적으로 접촉하기도 더 어렵다. 도시가 커지면서 사람들은 자연 세계에서 더 분리되었다. 오늘날 많은 대도시에는 녹지가 거의 없는 고밀도 주거지가 넘쳐난다. 땅의 부동산 가치와그에 대한 수요 때문에, 남아 있는 도시의 소규모 녹지들도 늘 위협을받는 처지다.
- P111
오늘날 전 세계 많은 대학의 연구 팀들이 자연이 주는 혜택을 탐구한다. 실제로 아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연구 분야이기도 하다. 강력한 사회적 유대와 똑같은 크기는 아닐지라도 도시 공원과 정원이정신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조용히 작용하면서, 사람들의 스트레스 내성을 변화시킨다. 녹색 공간이 가까이 있으면, 사람들에게서 공격성과 불안이 줄고, 기분이 고양되며, 정신적 피로감이 감소한다고 밝혀졌다. 녹색 공간은 사람들의 행동 방식도 바꾼다. 운동도더 많이 하고 이웃과 접촉도 더 많이 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그동안 쌓인 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몸과 마음이 자연 환경에 반응하는 복잡한 방식을 이제 겨우 이해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 P111
쿠오와 설리번은 또 다른 연구에서 절도와 강력 범죄율을 분석해서, 나무와 정원을 갖춘 건물 근처에서는 범죄율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녹색 공간이 부족한 곳에 정원을 꾸미거나 나무를 심으면, 범죄율을 7퍼센트까지 낮출 수 있다고 계산했다. 정원은사람들을 바깥으로 끌어내, 지역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들어준다. 녹색 공간은 주민들이 모여서 교류하는 곳, 장벽이 무너지고 새로운 우정이 생겨나는 중간 공간으로 기능한다. 쿠오와 설리번은 정원이 딸린 임대주택 지구 거주자들은 이웃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주변에 도움의 네트워크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도시의 소외된 지역을 변화시키는 녹색화 효과는 과소평가할 수 없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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