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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론디 님의 서재
  • 언어의 무지개
  • 고종석
  • 14,850원 (10%820)
  • 2018-07-11
  • : 66

고종석의 저서 <언어의 무지개>는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은 ‘언어 순혈주의’와 ‘민족주의적 언어관’을 해체하고, 사회언어학적 관점에서 언어의 다양성과 개방성을 옹호하는 언어비평집이다. 


책 제목이 의미하듯 언어적 순혈주의를 비판하면서 무지개 같은 다양성의 허용을 주장한다. 


저자는 우선 순수한 단일 한국어라는 개념은 환상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한국어들'이 존재할 뿐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언어에 있어서 외래 요소들의 유입을 긍정하는데, 일본 메이지 시대의 번역어 유입이나 한자어, 외래어의 혼용이 한국어의 어휘를 풍부하게 만들고 한국인의 세계 인식 수준을 높였다고 본다. 섞이고 스미는 '불순한 언어'야말로 자연스럽고 아름답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나아가 저자는 주류 언어학의 미시적인 문법 논쟁을 넘어, 표준어와 사투리 사이에 존재하는 권력관계, 성별에 따른 언어 차이, 영어 공용화론 등 언어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투쟁의 양상을 세밀하게 추적한다. 


기자와 논설위원 출신인 저자 특유의 논리적 선명함과 정갈하면서도 수려한 문장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인문학적 사유를 경쾌하게 읽히게 해준다. 


<언어의 무지개>는 한국어와 한글을 혼동하고, 우리말을 지키는 것만을 절대 선으로 여기던 국어 순화론자들에게 신선한 지적 충격을 주는 비평서이다. 언어를 고정된 박제나 민족의 토템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고 소통하는 '생명체'로 바라보게 만드는 시각을 일깨운다. 


다만 언어의 개방성과 다원주의를 지나치게 옹호하는 과정에서 제시된 '영어 공용화론'이나 '한자 포용론' 같은 과감한 주장들은, 문화적 종속이나 계층 간 언어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적 주제로 남을 것 같다. 


언어는 박물관에 박제된 나비 채집품이 아니다. 지금도 펄펄 날아다니며 끊임없이 변화와 굴절을 겪는 살아있는 생물로 봄이 옳다. 특히나 지금의 한국어는 더욱 그렇다. 


SNS를 통하여 전파되는 각종 단축어나 약어 혹은 밈은 구세대들이 따라잡기 힘들만큼 어지러울 정도다. 하지만 이 또한 언어의 자연스런 변화과정이라고 받아들이자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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