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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멘님의 서재
  • 어나더 미
  • 아나이스 보르디에.사만다 푸터먼
  • 13,500원 (10%750)
  • 2015-05-01
  • : 270

하루에도 여러 번 SNS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걸 통해 ‘이건 기적이야’할 만큼의 감동을 받아본 적은 아직 없다. 프랑스와 미국, 시차가 다른 두 공간에 살던 두 소녀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감동을 SNS를 통해 경험했다. 두 사람은 26년 만에 서로를 발견하게 된 한국인 입양아, 아나이스 보르디에와 사만다 푸터먼이다.

 

친구가 보내준 한통의 사진을 받고 아나이스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과 너무나도 닮아 있는, 누군가는 ‘두 사람은 쌍둥이가 분명하다’고 말하는 한 소녀의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아나이스는 SNS를 통해 사진의 주인공인 사만다에게 연락을 했고, 연락을 받은 사만다는 처음에는 자신을 사칭하는 누군가이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 아나이스의 SNS를 통해 그의 사진을 보게 되고, 사만다는 아나이스에게 끌리듯 연락을 주고 받게 된다. 인터넷 전화를 통한 대화에서 그들은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편안함을 느꼈다. 유럽으로 사만다가 아나이스를 만나러가는 여정, 유전자 검사를 통해 서로가 일란성 쌍둥이임을 확인하는 과정과 그 이후의 가족들과의 시간들, 한국에서의 기억... 『어나더 미』(Another me, 우리는 왜 기적이어야 했을까)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그들의 목소리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이 수많은 일들은 그들이 서로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입양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입양을 오해했던 그들의 심정은 입양에 대해 잘 모르던 내게도 충분히 흥미를 갖게 했다. 그리고 입양하는 아이를 잠시 맡아주는 위탁모의 사랑, 아이를 어쩔 수 없이 입양보내야 하는 엄마의 사랑과 아이를 입양한 부모들의 사랑 등 그 안에 보여지는 여러 형태의 사랑은 읽는 내내 두 눈에 눈물이 맺혀 있게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입양에 대한 한국과 외국의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입양에 대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외국의 시선에 입양에 대해 무관심 했던 나는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사랑으로 똘똘 뭉친 우정과 가족들의 유대감도 부러웠다. 사만다에게 쌍둥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걱정해주고, 기다려주는 친구들이 있었다.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혹시 연락이 오지 않을까 마음을 졸일 때는 나도 같이 두근거렸다. 소설이라고 해도 믿어질 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놀라고, 아나이스와 사만다가 자신의 마음을 교차적으로 표현해낸 구성과 흰색과 푸른 색 종이를 사용한 감각적인 편집에 또 한 번 놀랐다.

 

아나이스에게서는 밝음과 따스함이 느껴졌고, 사만다에게서는 진지함이 느껴졌다. 아나이스를 만나기로 결심하고 나서 다큐를 준비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받는 등 행동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각각 패션과 연기라는 분야에서 예술성을 펼치며 즐겁게 활동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아직 꿈을 찾고 있는 나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

 

‘여러분의 삶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며 세상 어딘가에는 위대한 기적이 존재한다는 걸 믿는다면,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을 것이다.’

 

‘우리의 희망은 입양인들이 스스로 정체성을 찾기까지 따라 걸을 수 있는 탄탄한 길을 닦는 것이다.’

 

그저 자신들의 행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과 같은 입양인들에게 힘이 되고 도움을 주려 노력하는 아나이스와 사만다를 계속 응원하고 싶다.

 

350페이지가 넘는 책이었음에도 한 호흡에 책을 읽어낼 수 있었던 건, 감격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에 대한 진실한 마음을 한 단어 한 단어에 고스란히 담아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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