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실을 마주하며 - 애도와 멜랑꼴리의 정신분석 ‘멜랑꼴리의 검은 마술’을 읽고
꿈 분석을 받으면서 심리학에, 정신 분석학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 책담의 신간이 이 책임을 알았을 때, 바로 읽고 싶어졌었다. 책을 받기 전 나는 이 책이 꿈을 꾸고 분석하는 방법, 꿈이 의미하는 것 등 꿈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설명이 들어간 책이려나 생각했었다. 책을 받고 이 책을 훑었을 때, 많은 표와 도식들에 머리가 조금 어지러웠다.
책은 나의 예상과는 달리 ‘애도’와 ‘멜랑꼴리’의 비교, 양가감정을 가져오는 여러 가지 이유들, 리비도의 투자 등 생각보다는 어려운 심리학 용어들이 가득했다. 나는 이런 객관적이고 어려운 내용은 맞지 않을까 생각하며 책을 읽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 책은 왠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 내가 멜랑꼴리 환자는 아닐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지고 책을 읽어 나갔다. 여러 새로운 용어들에 혼란이 오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지만, 강의로 이루어진 책이라서 그런지 흐름이 좋고, 하나를 이해하면 다른 하나의 개념을 다시 이해하는 식으로 되어 있어 초심자인 나에게도 이해가 잘 되었다.
얼마 전 꽤 깊이 애착하던 사람에 대한 상실을 경험한 이후라 ‘애도’에 대한 내용도 내게는 많이 공감이 되었고, 나의 리비도 투자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 같다. 나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눈, 내가 어느 곳에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내게는 조금 어려웠지만 이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개념을 하나하나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