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시체, 머더랜드라는 공원... 범죄 스릴러임을 대강은 알고 있었지만, 시작부터 이런 단어들이 나오다니 심상치 않았다. 사건의 진행 속도도 빨라 쉬지 않고 하루 만에 볼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두 사람의 비밀』이었다.
작가는 캐런 M. 맥매너스로, 이 책은 그의 두 번째 작품이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2017)은 아주 성공적이었고, 이 책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꽤 많은 이들의 관심에 끌 만하다. 지루할 틈 없이 새로운 걸 알려주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빠르게 해결하기 때문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야기는 쌍둥이인 엘러리와 에즈라가 엄마의 고향 에코리지 마을로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20년 전 있었던 엘러리의 이모 실종과 5년 전 홈커밍 여왕인 레이시의 살인사건과도 연결고리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궁금증을 던져줘 더 흥미로웠다.
역시나 범인은 뻔하지 않았고 의심이 갔던 사람들은 범인이 아니었다. 누가 범인일까,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생각하며, 주인공들의 추측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범인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너무 놀라 순간 ‘헉’하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화자는 두 명이다. 가장 큰 활약을 하는 엘러리와 또 한 명의 주인공인데, 엘러리는 당연하다 생각했지만 다른 한 사람은 의문이 들었다. 읽다 보면 그가 화자가 된 이유가 분명해지니 차근차근 몰입해보자.
책을 읽을 때 이 두 가지에 집중하자. 하나는 책 제목에 나온 두 사람이 누구일지 생각해보면서 읽는 것이다. 읽는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답이 나올 수 있을 테지만 결말을 읽고 나면 그 두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두 번째는 각 장의 맨 앞에 나오는 화자의 이름과 날짜이다. 화자가 두 명이고, 이름과 날짜가 제목처럼 제시되는데, 이걸 확인하면서 읽으면 좋다. 다음날인지 당일인지 체크해볼 수도 있고, 며칠 지난 이야기일 때도 있다. 몰입을 하다 보면 화자의 이름과 날짜를 못 볼 때가 있다. 한참 읽다가 다른 사람인 줄 알게 되어 다시 읽지 않도록 미리 챙겨서 보자. 같은 화자가 또 나오는 때도 있으니.
소설을 읽으면 공감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 책의 사람들을 보며 내가 속한 공동체를 돌아보게 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소문에 휘말려 곤경에 처한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친구 관계는 어때야 하는지, 부모와 자식 간에 서로의 비밀을 어디까지 지켜줘야 할지도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은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다. 다 읽고 나면 어디선가 들어본 내용 같기도 하긴 하지만, 읽는 동안 지적인 즐거움이 가득하고, 단서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재밌다. 끝나고 나면 어디서 들어본 느낌도 조금 들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는 동안의 즐거움이 너무 커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소설을 통한 몰입과 지적 유희를 즐기고 싶다면 1독을 권한다. 마지막 대사까지 꼭 마주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