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하에 묶여 있다면
마멘 2020/03/0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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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
-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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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 - 2020-03-02
: 454
사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 더 퀘스트,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 지음, 문희경 옮김, 2020.
과부하 상태 체크리스트
v 자꾸 눕고 싶다
v 집중력이나 자신감이 예전의 나에 못 미친다
v 인간관계에서 쉽게 상처받는다
v 몸과 마음이 긴장하곤 한다
v 뉴스나 SNS를 보고 피로를 느꼈다
v 가끔 내 모습에 자괴감이 든다
v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자도 피곤하다
이 책은 과부하가 오는 다양한 이유를 설명하고, 내면에 과부하가 온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다양한 상태에 따른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아마 행복하지 않거나, 일상이 버겁거나, 집중력이 없어지는 사람들을 과부하에 걸렸다고 한다. 저자는 그들에게 적은 일이라도 지속하여 일상을 살라고 말한다. 그들은 자기 자신에게 여유를 주고, 변화의 능력이 있다는 걸 믿고, 자신을 보살피는 시간을 이 상황을 헤쳐나가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상황에 나를 위해 뭐라고 말하고 싶을지 생각해보며 스스로를 솔직하고 다정하게 대하며, 시간을 충분히 줌으로써 자신을 지켜야 한다.
이 책은 줄곧 '간결함'에 대해 말한다. 적은 일을 하고, 에너지를 아끼라고 한다. 자신의 상태를 살펴봄으로써 자신의 삶을 간결하게 만들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쉽고 익히 들어봄직한 내용도 많아 익숙하다. 책의 크기 또한 간결하다. 일반 책들보다 가로 길이가 작아 소지하기에도 좋다.
과부하의 해결책은 '적을수록 좋다'는 명제이다.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수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정도의 일만 하라고 한다. 그러지 못할 때는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 과부하를 피하고 모르는 척하면 산만한 상태, 고립된 상태, 집착하는 상태,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4장부터 7장까지가 이들 상태를 해소하는 방법이 나와 있는데 산만해지면 의도에 집중하고, 고립되면 현재에 머물고, 집착하거나 웅크린 느낌이 들면 외부로 호기심을 돌리며, 무기력할 때는 기운을 낼 방법을 찾으라고 한다. 나는 산만한 상태와 집착하는 상태에 특히 관심이 갔다.
산만할 때는 무엇에, 언제, 어떻게 관심을 보일지 의도적으로 고민하며 집중해야 한다. 의도에 따라 행동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한계를 정하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 스마트폰이나 기사를 찾아보며 산만해 지는 시간을 줄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유연한 원칙을 세워 균형을 찾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의도를 최대로 늘리고 충동을 최소로 줄이면 결국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유리해진다. 자신의 감정에 가까워져서 소중하고 가치 있는 방식으로 길을 터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 139p.
이 내용 아래에는 냉철함이라는 표현도 나와 있는데, 애니어그램 7번이 건강한 상태가 될 때 5번과 같은 냉철함을 갖는다는 특징이 있다. 냉철은 내게 정말 필요한 덕목이다.
"자신의 정체성에 집착하고 스토리까지 부여하면 고립된다. 건강한 균형감을 유지하려면 집착을 버려야 한다." - 170p
내가 이제껏 집착하고 있던 것들이 나를 고립시켰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웠다. 집착을 없애기 위해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 선입관 없이 열린 마음으로 열망해야 한다.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기 위해 여유로워지고, 호기심과 너그러움으로 기꺼이 껴안으며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겸손해질 수 있다. 겸손해지기 위해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자신을 인정하고 노력하게 된다.
마지막 챕터는 '멈춰야 할 때를 선택하기'이다. 지속가능한 일상을 위해서는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떠남의 힘을 기억하고, 계속해나갈지, 그리고 어떻게 해나갈지 질문하며 우리의 행복과 타인을 위해 행동하는 것은 중요하다. 어쩌면 떠나는 것이 험난하고, 자유롭지 않아 누군가에겐 오히려 엄청난 과부하를 줄 수도 있으나, "누군가는 떠나야만 살 수 있기에 떠난다"고 이 책은 말한다.
떠남에 대한 후회를 갖고 있는 내게 이 내용은 꽤 위로가 되는 내용이었다. 지혜롭지 못했기에 어리석은 선택을 했지만, 그것으로 내가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누군가는 자신이 과부하에 걸렸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을 거다. 과부하에 걸려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잠시 멈춰서서 자신을 좀 돌볼 수 있는 시기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과부하로 인해 나와 너무 멀어진다면 책에 실린 해결책이 통하지 않을 때가 올지도 모른다.
- 바다를 그리고, 산에 가고 싶어지는 책.
- 과부하에 걸릴 때마다 읽어보면 좋을 책.
- 책의 서문과 에필로그를 유독 먼저 읽고 싶었던 책.
- 무슨 이유로 내가 멈춰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한 책.
- 내가 왜 멈췄는지, 내가 왜 떠났는지를 기억하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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