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보다 오늘을 살고 싶다. 지금 이 순간을.
이 빛을 아름답다고 느끼면서."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윤동주 병원」
눈 한번 깜빡일 때마다 달라져 있다.
나는 분명히 안다.
좀 전에 본 햇빛을 다시 볼 수 없으리란 걸.
내일보다 오늘을 살고 싶다. 지금 이 순간을.
이 빛을 아름답다고 느끼면서.
지해는 대학에 입학한 후로 아르바이트를 쉰 적이 거의 없었다. 엄마가 입학 선물이라며 첫 학기 등록금을 내주었지만 두번째 학기부터는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했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분투했으나 쉽지 않았다.
가질 수 없는 것에 욕심내지 않았다.
욕심내지 않으면, 부족하지 않았다.
엄마는 많은 것들을 꾸준히 열심히 사랑했다.
뭔가를 사랑하는 데는 돈이 필요하다.
밥 먹었냐고, 별일 없냐고 묻지 않기.
힘내라고, 다 잘될 거라고 말하지 않기.
지금 공기 중에는 얼마나 많은 슬픔의 입자들이 떠다니고 있을까. 누구 하나 빠짐없이 같은 공기를 숨 쉬고 있다는 진실.
다. 졸업 심사 때 한 교수님은 안정적인 일자리부터 구하라고 조언했다. 현명한 조언이기는 했지만 지해가 보기에그런건 세상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