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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오예스님의 서재
  • 투명하지만 깨지지 않는
  • 박상아
  • 15,750원 (10%870)
  • 2026-04-30
  • : 1,985
연필 하나를 들고 조용히 책상에 앉아 책을 펼친다. 표지 날개에 적힌 문장들을 천천히 음미하며 길게 호흡하고, 안미옥 시인의 따뜻한 서문으로 마음의 온도를 먼저 데운 뒤 읽기를 시작했다.

이 책은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학급에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고도 포근하게 풀어낸 기록이다. 처음에는 어린이날이 있는 5월에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했지만, 읽고 나니 오히려 5월 15일 스승의 날에 더 가까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말하는 ‘스승’은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이다. 방향도 속도도 아직 고정되지 않은 존재들이 오히려 나에게 배움을 건네는 존재로 다가왔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내가 가진 고정된 시선과 판단을 여러 번 내려놓게 되었다. ‘어린이’라는 단어로 아이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 이해하는 대신, 일곱 살, 여덟 살, 아홉 살, 열 살… 각자의 나이와 삶의 결을 가진 개별적인 존재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그들은 보호의 대상이기 이전에, 이미 각자의 방식으로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었다.

이 책은 관계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우는 일이 어른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님을 조용히 일깨워준다. 아이들에게서 배우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평생 지속해야 할 태도라는 메시지가 오래 남는다.

읽고 나서, 나 역시 조금 더 유연하게 흔들리며 자라는 어른이고 싶어졌다. 좋은 책을 만나 감사했고, 아이들의 세계를 이렇게 깊이 있게 기록해준 박상아 선생님과 그 안의 수많은 어린이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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