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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오예스님의 서재
  • 포춘 텔링
  • 김희선 외
  • 15,120원 (10%840)
  • 2025-12-31
  • : 225
단편 소설을 만날 때 느껴지는 묘한 긴장감이 있다. 내가 작가의 이야기를 못 알아들으면 어쩌지 하는 그런 작은 염려 때문이다. 김희선, 장진영, 박소민, 권혜영, 김사사 다섯 명의 작가가 단편으로 엮은 《포춘텔링》을 펼치면서도 조금 걱정했다. '흠, 소화하지 못하면 어쩐담?'
다행히 김희선 작가의 〈웰컴 투 마이 월드〉를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나를 보고는 이내 안심했다. 소파에 누워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 편안했다. 독자에게 이렇게 잘 읽히는 글을 써도 되나 싶을 만큼 몰입감이 높았다. 덕분에 동전파스와 바나나우유가 간절해졌을 뿐이다.
장진영 작가의 〈한들〉에서 만난 주인공 '산주'는 읽는 내내 낯선 인물이었지만, 책을 덮고 나니 가장 많이 생각나는 캐릭터다. 산주의 베지밀병은 사실 누구에게나 있는 슬픔과 과거를 담아 스스로를 치유하고자 하는 부적이 아니었을까.
박소민 작가의 〈미래가 쌓이면 눈이 내려〉는 단편 애니메이션 같아서, 들리지 않는 사운드트랙이 흐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메시지 또한 제법 울림이 있어 과거와 미래, 그리고 상처와 타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권혜영 작가의 〈언럭키 오타쿠의 새로운 숙명〉! 으하하하, 웃기고 신이 난다. 《포춘텔링》 중 가장 신명 나는 글을 꼽으라면 단연 이 작품이다. 날카로운 쇠 위에서 칼춤 추듯 노니는 필력 덕분에 그만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김사사 작가의 〈경우의 수〉는 "우리는 타인을 알지 못하지. 그러나 계속 점치고 있지"라며 무한 도돌이표를 찍고 있는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매일 나와 타인의 미래를 점치고 있는 우리네 모습을 보여주니, 마술사의 수정 구슬 같은 소설이라고 해두어야겠다.
다섯 편 모두 미래와 운세에 대한 여백을 선물해 주는 소설들이었다. 앞으로 어떤 미래를 펼칠 건지 물어보는, 내 삶의 말랑한 부적 같은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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