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 괜찮아질 겁니다
토리누나 2026/07/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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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다 괜찮아질 겁니다
- 피코 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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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 - 2026-07-20
: 230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결국 다 괜찮아질 겁니다》책의 작가 피코 아이어는 여행작가이자 철학적 에세이스트다. 그는 단순히 여행지를 소개하는 여행기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 인간의 삶과 내면을 성찰하는 글을 써 왔다. 그의 작품은 여행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침묵의 의미를 배우며, 삶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아낸다. 그래서 그의 에세이는 여행기라기보다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이야기하는 철학 에세이에 가깝다.
이번 작품은 갑작스러운 산불로 집을 잃고, 아버지를 떠나보냈으며, 딸마저 암 투병을 하게 된 작가가 삶의 벼랑 끝에 서게 되면서 시작된다. 책 표지에 적힌 '삶의 벼랑 끝에서'라는 문구만 보아도 당시 그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책은 여행의 기록이라기보다, 집을 잃은 뒤 수도원에서 머물며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된 시간을 담은 에세이다.
수도원은 단순히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끊임없이 마주하는 장소다. 수도사들은 침묵 속에서 욕망과 불안, 번뇌를 직면하며 자신을 단련한다. 물론 수도사들 역시 고민과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혼란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런 모습은 거창한 깨달음보다도 매일을 성실하게 살아내는 작은 용기처럼 느껴졌다.마침 최근에 읽은 《검은 수선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 작품 속 수녀들은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욕망과 갈등을 끝내 다스리지 못하면서 균열을 맞이한다. 반면 《결국 다 괜찮아질 겁니다》는 침묵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서로 대비되었다. 그래서 침묵이란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자신의 욕망과 불안을 끝까지 마주하며 견뎌 내는가장 어려운 수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 역시 수도원에서의 침묵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피하지 않고 바라보는 법을 배우게 된다. 고통을 외면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치유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이 책은 '결국 다 잘될 것이다'라는 막연한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삶에는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가 반복해서 찾아오며, 힘든 시간을 지나더라도 다시 웃을 수 있는 날이 찾아온다는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조용한 공간에 혼자 있으면 오히려 여러 잡생각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그래서 침묵을 피하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피코 아이어는 침묵이 불안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시간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고 불안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그 상처를 안고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문장이 다소 시적이고 역설적인 문장으로 인해 추상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문장 하나하나가 조금씩 마음에 스며들기 시작했고, 읽을수록 작가가 말하려는 삶의 태도가 선명하게 다가왔다. 화려한 위로나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지만, 천천히 읽다 보면 자신의 삶도 함께 돌아보게 만드는 깊이가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내려놓는 삶”과 “고독”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시선이었다. 인간은 더 많이 가지려는 욕망 때문에 스스로를 끊임없이 몰아붙이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욕망은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빼앗고 내면을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서 작가는 자발적으로 선택한 고독이 오히려 정신을 맑게 하고, 자신과 타인을 향한 깊은 연민을 키워 주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 한다.
《결국 다 괜찮아질 겁니다》는 불안과 상실을 없애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들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책의 '괜찮아질 것'이라는 말은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뜻이 아니라, 고통을 안고도 살아갈 수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희망에 더 가까운 말이었다. 결국 괜찮아진다는 것은 상처가 사라지는 갓이 아닌, 그 상처를 품고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잠시 속도를 늦추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시간을 선물해 주는 깊이 있는 철학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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