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에티켓
토리누나 2026/07/14 14:57
토리누나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죽음의 에티켓
- 롤란트 슐츠
- 17,010원 (10%↓
940) - 2026-06-24
: 2,435
《죽음의 에티켓》책의 작가 롤란트 슐츠는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다. 신문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 문제와 과학, 의학 분야를 오랫동안 취재해 왔으며, 자신의 경험과 다양한 취재를 바탕으로 죽음을 주제로 한 이 책을 집필했다. 그래서 《죽음의 에티켓》은 죽음을 막연히 두려운 대상으로 바라보거나 철학적으로 해석하기보다, 죽음이 현실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다가오는지를 의학적·사회적·문화적인 관점에서 담담하게 풀어낸다. 죽음을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누구나 마주하게 될 삶의 일부로 이해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사람은 태어나고 결국 죽는다. 이는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명에게 주어진 자연스러운 순환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자신의 죽음을 예측하고 두려워하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미리 상상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죽음은 언제나 가장 큰 두려움으로 남는다. 《죽음의 에티켓》은 이러한 감정을 철학적으로 위로하기보다, 죽음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남겨진 사람들은 어떤 과정을 겪게 되는지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책은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의학적 과정부터 장례 절차, 시신을 수습하는 사람들의 역할, 유가족이 겪는 심리와 애도 과정까지 폭넓게 다룬다. 심장이 멈추고 신체 기능이 하나씩 정지하는 과정, 갑작스러운 사고와 질병으로 인한 죽음, 그리고 그 죽음을 마주한 가족들의 당혹감과 슬픔까지 죽음을 둘러싼 현실을 차분하게 설명한다. 특히 장례지도사와 의료진, 장례 관계자들이 망자의 마지막을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죽음은 한 사람만의 끝이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과 함께 감당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죽음의 에티켓'이 단순히 망자를 위한 예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죽음을 맞이한 사람을 존중하는 것은 물론, 남겨진 가족들이 슬픔을 받아들이고 애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과정 역시 중요한 예의라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결국 장례는 죽은 사람만을 위한 의식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이 이별을 받아들이고 다시 삶을 이어가기 위한 시간이기도 하다는 점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제 나이가 들면서 주변에서 가족이나 지인을 떠나보내는 일을 종종 접하게 된다. 어릴 때는 죽음이 그저 무섭고 피하고 싶은 일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삶의 한 과정이며, 중요한 것은 그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하고 어떻게 기억하느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죽음의 에티켓》은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죽음을 이해하는 것은 삶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며, 마지막 순간을 존중하는 태도는 결국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전한다. 망자를 잘 보내는 일과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을 함께 보듬는 일, 그 모든 과정이야말로 이 책이 말하는 '죽음의 에티켓'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