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의 끝에서 너를 기다린 하루
토리누나 2026/06/2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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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랑의 끝에서 너를 기다린 하루
- 봄비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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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 2026-05-28
: 200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파랑의 끝에서 너를 기다린 하루》의 작가 봄비눈은 철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며, 소설 속에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작가다. 감성적인 문체와 따뜻한 메시지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삶은 달라졌을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번 작품 역시 이러한 작가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잔잔한 감성소설을 좋아하거나 첫사랑과 청춘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은 독자, 그리고 지나간 선택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인상 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일본의 타임리프 로맨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익숙하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올 작품이다.
주인공 여름은 철학과 교수로 강의를 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결혼을 앞두고 남자친구 태형과 웨딩드레스를 보러 가기로 한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눈을 뜬 곳은 'BCD 카페'. 이곳은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서 또 한 번의 기회(Chance)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다. 여름은 이곳에서 다시 삶을 살아갈 기회를 얻고, 첫사랑 유현을 만났던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
첫 번째 회귀에서는 유현이 여름에게 먼저 다가오지만, 당시 남자친구가 있었던 여름은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후 대학시절 남친인 선우와 헤어진 뒤 유현을 찾아가지만 이미 그는 유학을 떠난 뒤였다. 후회를 안은 채 다시 기회를 얻게 된 여름은 두 번째 회귀에서 이번만큼은 같은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유현에게 먼저 다가간다. 하지만 선택을 바꾸었다고 해서 결과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여름은 같은 시간 속에서도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소설은 일본 타임리프 로맨스를 많이 접한 독자라면 익숙한 전개라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게 되는 이유는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후회하지 않을 텐데'라는 누구나 품어봤을 마음을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결국 이 소설은 단순한 로맨스를 이야기하는 작품이 아니다. 과거로 돌아가 선택을 바꾼다고 해서 반드시 더 행복한 삶이 기다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하면 완벽한 인생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선택에도 아쉬움과 후회는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사랑은 끝까지 함께하는 결과보다 함께했던 시간 자체가 더 소중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기에 오늘을 살아가지만, 정작 하루하루의 소중함은 쉽게 잊고 살아간다. 이 소설은 인생을 다시 살 기회를 꿈꾸기 보다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선택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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