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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짝반짝 빛나는
  • 에쿠니 가오리
  • 16,470원 (10%910)
  • 2025-12-26
  • : 1,840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반짝반짝 빛나는>은 이미 일본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1992년 무라사키 시키부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한국에서도 재개정판으로 출간된 이번 책은 출간된 지 2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역시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소설이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 시간 동안에도 <반짝반짝 빛나는>이 현대적인 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시대를 가로지르는 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게이 남편과 그의 애인, 그리고 알코올 중독자 아내. 이 조합만 놓고 보면 결코 평범하거나 안정적인 관계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이런 조합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인간관계의 한 면을, 그리고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게이 의사 남편 무츠키와 알코올 중독 작가 쇼코는 맞선을 통해 만나지만, 전통적인 의미의 결혼을 원하지는 않는다. 두 사람은 서로 계약을 맺고 결혼을 선택하는데, 말하자면 ‘쇼윈도 부부’에 가깝다. 무츠키에게는 대학생 애인 곤이 있고, 쇼코는 그 사실을 알고 결혼했다. 화가 나면 울고, 물건을 던지고, 인사불성이 되기도 하는 쇼코를 감싸주는 존재는 다름 아닌 무츠키다. 사랑없이 계약으로 이어진 관계임에도 쇼코는 자신이 무츠키에게 많이 기대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

이 소설은 쇼코와 무츠키가 번갈아 화자가 되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러한 구성은 훗날 <냉정과 열정 사이>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조금 이상한, 아니 어쩌면 많이 이상할지도 모르는 이 세 사람의 관계는 놀랍게도 친밀하고 자연스럽다. 쇼코가 무츠키에게 곤에 대해 스스럼없이 묻고, 곤 역시 쇼코와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는 모습을 보며, 서로의 자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이 소설은 일상적인 에세이 같은 흐름이라, 심장이 쫄깃해지는 다이내믹한 전개를 기대한다며 읽기 보다는 에쿠니 가오리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사소한 감정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끌어내는 힘이 멋졌던 소설이다. 그래서 독자로서 더 깊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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