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1만년 전에 시작된 농업혁명 이후의 급격한 사회적·문화적 변화에 진화론적으로 적응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생존방식은 크게 변화했는데 뇌의작동방식은 여전히 구석기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러한 뇌의 작동방식과 현대인의 삶에서 발생하는 불일치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것이 바로체계적이고 반복적인 마음근력 훈련이다.
뇌의 핵심 기능은 세상을 ‘왜곡‘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똑똑함의 척도로 생각하는 ‘지능‘의핵심 역시 ‘왜곡‘이다.
뇌가 세상을 ‘왜곡‘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는 뇌가 신체의 감각기관을 통해 전달되는여러 가지 감각정보에 ‘나름‘의 의미부여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의미부여가 언어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며, 이것이 뇌에서 이뤄지는 의식작용의 핵심이다.
현대인에게 주어지는 대부분의 중요한 문제들은 전전두피질 중심의 신경망을 사용해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텐데 오히려 뇌는 ‘위기‘라고 판단하여 편도체 중심의 신경망을 통해 감정적인 대응을 하려고 하니 어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현대사회에는 근육으로 해결되는 비상사태가 별로 없다는 것을 우리 뇌는 아직 모른다. 이러한 원시인의 뇌를 가진 채 현대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뇌의 기본적인 작동방식을 잘 이해하고 조절해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키워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마음근력 훈련의 핵심목표다.
마음근력 훈련에서 중요한 뇌 부위는 전전두피질을 중심으로 하는 신경망들이다. 그중에서도특히 핵심은 mPFC(내측전전두피질) 중심의 신경망들이다. 마음근력을 강화하려면 무엇보다도mPFC를 중심으로 하는 신경망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런데 전전두피질 중심의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조건으로 일단 편도체부터 안정화시켜야 한다.
편도체 활성화는 만성 스트레스를 유발해 몸만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전두피질의 기능도크게 떨어트린다. 편도체의 지속적인 활성화는 전전두피질을 중심으로 하는 신경망의 활성도를 전반적으로 약화해 마음근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게 만든다. 반대로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면 편도체를 억제하고 통제할 수 있다.
만성 스트레스는 편도체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된 상태다. 이러한 상태는 몸을 망가뜨릴 뿐만아니라 마음근력도 약화시킨다.
mPFC(내측전전두피질)와 편도체와의 기능적 연결성이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사람일수록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날 가능성이 크다.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차분하게 감정을 조절하는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인 도전성을 발휘할 수 있다.
편도체와 전전두피질 간의 연결망은 날 때부터 확고하게 자리 잡힌 것이 아니라 성장하면서교육과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차츰 발달해간다. 이것이 함의하는 바는 유년기나 청소년기의부정적 정서와 관련된 경험과 학습 혹은 감정조절에 관한 훈련이 편도체와 전전두피질 간의기능적 연결망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20대 중반은 지나야 전전두피질이 충분히 성장해 편도체 활성화를 억제함으로써 스스로 감정과 충동성을 통제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그전에는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고 충동적일 수밖에 없으며 판단력과 미래에 대한 예측력도 부족하다.
청소년 폭력을 줄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마음근력 훈련을 통해 편도체를 안정화시켜주는것이다. 만성적 스트레스 상태를 최대한 완화시켜주고 부정적 감정의 유발 습관을 최소화할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스스로 마음근력 훈련을 꾸준히 해서 자신의 편도체 안정화와 전전두피질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든 높은 성취를 이뤄내는 사람들은 끈기, 집념, 동기, 회복탄력성,열정, 집중력등의 비인지능력 수준이 높다는 사실이다. 마음근력은 대표적인 비인지능력이다. 어떤 분야에서든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점은 마음근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마음근력이 강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쉽게 판별하는 방법이 있다. 자기조절력, 자기동기력, 대인관계력이 높을수록 마음근력이 강한 사람이다. 이들은 성실하고 꾸준하고 정직하며, 집중력과 끈기를 발휘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들이다. 한번 실패했다고해서 좌절하지 않으며, 자그마한 성공에 흥분하거나 들뜨지도 않는다. 감정조절력과 충동조절력도 뛰어나다. 이러한 비인지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훌륭한 성품과 인성을 가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비인지능력을 ‘성취역량인성‘이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가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위해 길러줘야 하는 것은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변치 않을 인간의 기본적인 성취역량이다. 즉 특정 기술이나 지식보다는 ‘기초체력‘에 해당하는 성취역량을길러주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