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닦아도 어둑한 데가 남는 은숟가락 같은 그 보름달을 올려다보며 나는 어두둔 보도를 걷고 있었다.- P24
시선만큼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접촉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녀는 느꼈다.- P55
우연히 유리창이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과 마주칠 때 그녀는 자신의 눈을 곰곰히 들여다본다. 두 개의 그 또렷한 눈동자들만이 자신과 그 낯선 얼굴을 연결하는 통로라고 생각한다.- P59
수천 개의 스케이트 날들로 할퀴어진 하루하루 속에.- P166
눈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침묵이라면, 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끝없이 긴 문장들인지도 모른다.- P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