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 불교심리학
보만2025불광출판사
오늘도 안녕하세요,
네이버 블로거 '조용한 책 리뷰어'
'조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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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보만 작가는 오랫동안 불교심리학을 연구하며 수행의 전통과 현대 심리치료를 잇는 작업을 해 온 사람이다.
일상 속에서 반복되는 감정의 흔들림이 어디에서 오는지, 그리고 왜 사람은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할 때가 많은지 이를 불교적 통찰과 심리학적 개념을 연결해 설명하는 데 집중해 왔다.
이번 책은 그 연구의 응축물로, 자신을 이해한다는 것이 단순한 감정 관리가 아니라 마음이 움직이는 원리를 아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마음이 나를 끌고 다니는 순간들 많은 사람이 마음을 스스로 다루고 있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하루 동안만 돌아보아도, 어떤 말에 발끈하고 어떤 표정에 위축되며 어떤 생각 때문에 잠을 설친다.
보만은 이러한 미세한 반응들이 개인의 성격이나 상황 때문이 아니라 마음의 구조적인 움직임 때문이라고 말한다.
불교심리학에서는 마음을 하나의 고정된 덩어리가 아니라 찰나마다 생겨나고 사라지는 현상들의 연속으로 본다.
우리가 어떤 사건에 강하게 반응하는 것도 그 순간 떠오른 감정이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이전 경험이 만든 습관적 반응이 자동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즉, 마음이 흔들리는 이유는 그 감정이 크거나 특별해서가 아니라 내 안의 오래된 진동이 그것을 흔들어 깨우기 때문이라는 관점이다.
작가는 내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거창한 수행이나 긴 명상보다 짧고 반복적인 관찰을 권한다.
하루에 몇 차례, 지금 내 마음이 움직이는 방향을 살짝 바라보는 일이다.
예를 들면 누군가의 말이 유난히 거슬릴 때 그 말 자체에 집중하지 말고 그 말에 반응하는 내 내면의 흔들림이 어디에서 생겨났는지를 살핀다.
혹은 갑자기 불안이 치밀어 오를 때 불안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그 불안이 어떤 신호인지 알아보는 것이다.
이 관찰은 마음을 고치거나 통제하려는 태도와 다르다.
오히려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차릴 때 그 마음이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진다는 불교적 통찰을 실천하는 방식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마음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지만 또 동시에 단순하다는 사실이었다.
복잡한 이유는 수많은 경험이 층층이 쌓여 반응 패턴을 만들기 때문이고, 단순한 이유는 그 패턴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순간 감정이 의외로 빠르게 힘을 잃기 때문이다.
책은 마음을 고쳐 쓰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마음이 움직이는 방식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그 시선이 쌓이면 어떤 감정이 찾아올 때 전처럼 휘둘리지 않게 되는 작은 틈이 생긴다.
나는 그 틈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느꼈다.
마음을 정복하려 하지 않는 대신 이해하려는 태도로 바뀌는 순간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길이 열린다는 메시지다.
이 책은 개념서가 아니라 조용한 수행 안내서처럼 다가온다.
마음이 자꾸만 앞서가고 감정이 이유 없이 커질 때 그 현상을 억누르기보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움직임인지 살피는 눈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요약
조용한 수행 안내서, 작은 틈, 자신과 화해하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