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걱정이 됐다. 혹시 불상사가 생기진 않을지 염려가 앞섰다. 부산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를 구했다. 그러고도 마음이 안 놓여, 내내 거리의 상황을 살피며 돌아다녔다. 시민들은 질서를 지키며 그 밤을 만끽했고, 경찰도 그런 시민들을 이해했다. 나를 알아본 사람들이 몰려와 같이 축하를 나눴다. 아름다운 밤이었다.
노 변호사와 함께 최루탄을 맞으며 누빈 거리였다. 민주화를 외치며 이 거리에서 드러눕기도 했다. 그 거리에 기쁨이 가득했다.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싶은 순간이었다. 앞으로 겪게 될 고통이나 고난은 생각하지도 못했다.-102~10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