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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편식쟁이
  • SF 보다 Vol. 2 벽
  • 듀나 외
  • 12,600원 (10%700)
  • 2023-10-31
  • : 678

<벽>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 SF 단편 모음집.

난 처음 벽이란 단어를 보고 눈앞에 보이는 벽을 제일 먼저 생각했다. 아마 1차원적인 단순한 생각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단편 모음집에서 각각의 작가들은 벽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여성에게 한정된 유리천장처럼 뛰어넘을 수 없는 벽, 베를린 장벽처럼 나누고 제한하기 위해 만들어진 벽, 차원 사이에 있는 시공간의 벽,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마음의 벽.

벽에 대해 깊게 파고들면서 보이지 않는 미래처럼 함부로 가늠할 수 없는 게 벽 너머의 세계라는 것을 생각했다. 유리천장을 깨부수는 여성처럼 거대한 벽 앞에 좌절하지 않아야 하며, 벽 너머의 세계가 무엇인지 지레짐작하여 섣불리 좌절하려는 태도를 갖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무너뜨리기>를 읽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다. 가까이 있어도 생길 수 있으며, 멀리 있다면 너무나도 쉽게 생기는 마음의 벽. 인간이란 불완전한 특성 때문이기도 한 걸까. 어떻게든 부피를 키워가는 벽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역시 어렵고, 조심스럽단 생각을 잠시 했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는 그 벽을 세우지 않기 위해 억지로 노력하는 것보다 다시 한 번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뜻이 아닐까 이런 감상을 떠올렸다. 역시 어렵다.


p. 13

사람과 방과 계단과 궁전을 넘어, 누군가 우리에게 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기도하고 그리는 일. 우리에게 메타포가, 비유와 우화가, 문학이 그런 것처럼. 이야기는 벽이 되고 문이 되고 세계가 된다. 책은 벽돌이다.

어느새 저녁이 되었고, 이제 꿈꿀 시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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