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브루타란 고대 유대인들의 독특한 교육/학습 방식을 말한다. 토라를 공부할 때 교실에 앉은 학습자에게 교수자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습자가 짝을 이루어 서로에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더 깊게 이해하고, 나아가 종종 굉장히 창의적인 방식의 해석까지 낳는 교육방식이다. 탈무드니 학가다니 하는 유대 고전들은 은근 이런 형태의 교육방식을 권장하는 구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애초에 랍비들의 가르침이란, 어느 하나의 전통을 오랫동안 물고빠는 식이 아니라, 수많은 랍비들이 앞선 의견들에 이의를 제기하고, 자신의 새로운 해석을 덧붙이고 하는 거대한 해석사적 전통의 모음이다. 그래서 랍비들 사이의 의견도 꽤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기독교 내 정통주의자들처럼, 우리 선생님의 의견을 절대로 바꾸면 안 된다는 식의 태도와는 큰 차이가 있기도 하다.

그런데 요새는 이게 질문, 창의력 같은 키워드가 주목받으면서 종교적 맥락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학습전술로도 수용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교실에서 질문이 사라졌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 전 다양한 교육학자들에게서 나왔던 문제제기다. 『페다고지』로 유명한 브라질의 교육학자 파울로 프레이리의 책들을 읽으면서도 자주 들었던 질문이고, 미국에서는 마일스 호튼 같은 인물이 비슷한 질문을 제기하고, 나름의 교육윤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확실히 질문은 교육에서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이 책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실제 하브루타 방식의 교육활동을 진행해 온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차근차근 정리해 나눈 책이다. 경험 정리 중심이다 보니,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하브루타의 정의와 구체적인 방식에 대한 설명이 생략된 느낌이기도 하다. 물론 본문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감을 잡게 되겠지만. 아마도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대화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그건 설명이 아니라 보여주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서두에 간략하게 설명을 넣어두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책은 이론보다는 실제에 집중한다. 어떻게 이런 방식의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실제로 진행했을 때 아이들에게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예상되는 어려움과 그 대처법이라든가, 지역 교사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이 방식을 연구하는 지 등등. 우선은 초등교사인 독자에게 관심이 갈 만한 내용들이 주가 되지만, 그 사이에서 얻을 수 있는 내용도 분명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비단 교실만이 아니라 교회에서도 질문이 좀 더 늘어나야 한다고 본다. 질문이 없는 교회는 딱딱하게 굳은 돌처럼 돼서 언젠가 깨지고 말 테니까. 적어도 교실에서는 (물론 일부라고 하겠지만) 나름의 고민과 실험이 진작 시작되었다. 교회도 좀 더 분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