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노란 가방의 작은 책꽂이
  •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 윌리엄 D. 하텅.벤 프리먼
  • 22,500원 (10%1,250)
  • 2026-02-27
  • : 16,865

현 시점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두 개의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이 두 나라의 현재 최고지도자는 모두 전범이다. 푸틴은 벌써 5년째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일으킨 최악의 독재자이고, 트럼프도 그 못지않게 독재적 성격을 드러내면서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란 전쟁을 시작한 범인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경향은 비단 트럼프가 집권하고 나서 새롭게 시작된 건 아니다. 전임 대통령인 바이든은 무기 판매를 대외 정책의 중심으로 가져왔고,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뒷받침할 무기를 꾸준히 공급했다. 뿐만 아니라 중동에 미군을 꾸준하게 늘려왔다. 심지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오바마 역시 가공할 만한 액수의 무기를 팔아치웠고, 이른바 드론 대통령(드론으로 어떤 목표물을 지정해 제거할 지를 결정하는)으로서의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겼다는 증언도 있다.


요컨대 트럼프라는 괴물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이미 미국은 어느 정당, 어느 인물이 대통령이 되든 전쟁의 광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는 말이다. 이 책은 그 주된 원인을 군산복합체(책에서는 “전쟁 기계”라고 표현한다)에서 찾는다. 미국이 군비합중국이 되었다고도 말한다.





오늘날 미국 국방예산의 절반 이상은 군대에 직접 사용되는 대신 민간기업으로 흘러간다. 방산기업의 CEO는 연간 2천 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데 반해, 적지 않은 군인 가족들은 푸드뱅크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는 이유다. 세금이 이들 방산기업으로 대가 흘러가는 동안, 다른 분야에 대한 정부 지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전쟁을 위해 개발된 도구들은 자국민 통제에도 사용되고 있는 중이다.


방산기업들의 이런 막대한 수입은 엄청난 규모의 로비를 통해 유지되고 확장된다. 의원 1인당 2명의 로비스트들이 방산기업을 위해 고용되어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의원 한 명당 27만 5천 달러 이상을 매년 로비자금으로 쓰고 있다. 그들이 정부로부터 받는 세비(와 각종 유지비)가 20만 달러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로비를 통해 얻는 돈이 더 많은 셈이다. 당연히 이들은 물주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게 된다.


오늘날 방산기업들은 이른바 싱크탱크들에도 막대한 후원금을 보내고, 다양한 대학들과의 연계를 통해 학계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영화와 게임 같은 엔터테인먼트업계와도 손을 잡고 좀 더 부드러운 세뇌도 시도하고 있다. 말 그대로 전방위적인 활동이다.





그렇게 미국은 전쟁기계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이제는 멈출 수가 없게 된 것 같기도 하다. 그동안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미국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분쟁에 개입하고, 종종 일으키기도 할 것이다. 어떤 인격자가 대통령이 되든지, 이 구조를 깨뜨리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책 말미에 저자들은 새로운 평화운동으로 전쟁기계화 된 정부와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 운동의 중심은 참전 용사들, 핵실험장 인근의 피해 주민들, 무기 개발과 생산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 그리고 국방부가 정부의 재량 예산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과 투자가 절실히 필요한 지역의 주민들이고. 하지만 이게 과연 트럼프를 두 번이나(아니 그 중 적지 않은 수는 세 번이나!) 대통령으로 뽑아주는 나라에서 어느 정도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솔직히 조금은 회의적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으나, 근래의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가운데서, 우리나라는 무기수출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론 역시 거의 전적으로 이런 현실을 환영하는 상황. 그런데 정말로 그래도 되는 걸까? 전 세계에 무기를 파는 것을 기뻐하는 우리는, 전쟁기계화의 첫 걸음을 내딛고 있는 건 아닐까?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